신형철 작가의 소설 '덕질 비즈니스'를 통해 극단적인 덕질이 초래하는 어두운 면을 탐구하며, 건강한 팬덤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신형철 작가님의 책 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덕질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탁월함을 갖게 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 덕질은 우리에게 그런 덕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자꾸만 나를 혐오하게 만드는 세계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면서, 이 세계와 맞서고 있다'라고. 프로 덕질러로서 굉장히 공감됐던 문장이어서 이곳저곳에 자주 인용했었다. 의 초반부를 읽으며, 최근 몇 년간 덕질하고 있는 나의 최애 뮤지션이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그리고 내 모습은 소설 속 주인공 지세준을 사랑하는 '누나들'의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나와 비슷한 감정선으로 누군가를 덕질하며 행복을 느끼는 어떤 누나의 밝은 이야기일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엄청난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대가 처참히 무너졌다. 선 넘는 여자들의 이야기, 덕질이라는 이름으로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호러 장르의 소설이었다.
'덕질 비지니스가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 두 가지다. 여자들의 선을 넘은 애정과, 유사 연애를 말아주는 최애.' (11쪽) 내가 덕질하고 있는 뮤지션을 이 소설과 연관 지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소설 속 연예인 지세준과 그를 덕질하는 홈마 연희정, 아니 사생팬 사이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험하고 거칠고 흉포하다. 이건 결코 사랑이 아니다. 연희정이 올린 영상 덕분에 지세준은 한물간 아이돌에서 다시 주목받는 아이돌로의 비상을 꾀하기는 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연예인이 잘되기를 바라는 순순한 덕심으로 끝났어야만 했다. 욕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 즉 덕심이라는 것은 불현듯 교통사고처럼 찾아온다. 누군가를 '사랑해야지' 마음먹는다고 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덕질 인생 4년 차인 나는 확실히 안다. 그렇기 때문에 귀하게 찾아온 그 마음을 삐뚤어진 욕심으로 채운 연희정이라는 인물을 결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나는 미친 것 같아요. 맞는 말이야. 누나, 이거 칭찬 아니에요. 미치지 않고서야 되겠어?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야, 사랑하는 일이야.' (213쪽) 소설 속 이야기는 전적으로 허구가 아닌, 현재에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더욱 섬뜩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최애 연예인의 집 앞으로 찾아가고, 사생활을 염탐하고, 급기야 집 안으로 숨어 들어가 기함하게 했다는 이야기를 간간이 기사로 접하면서, 덕질하는 마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최애 연예인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한다. '최애와 팬이 서로의 니즈를 채워가면서 작동한다는 뜻의 '덕질 비즈니스'.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하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미친 짓'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감정에 깊숙이 빠져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도 안다. 팬심이라는 감정이 단순히 '미친 짓'으로 치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팬'이라는 이름을 더럽히는 '사생팬'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덕질이 스토킹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최애 연예인을 소중하게 지켜줬으면 좋겠다. 최근에 읽은 책 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은 순전히 방탄소년단 덕분'이라고, '삶의 난관을 딛고 일어서자는 불굴의 의지와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으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너무도 깊어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그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라고 고백한 프랑스 여인의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우리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 삶의 탁월성을 가지게 만들어주고 하루하루를 빛나게 만들어준, 심지어는 생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순간에 다시 용기 내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품게 만들어준 나의 최애 연예인에게 예의를 지켰으면 좋겠다. 매너 있는 덕질과 건강한 팬덤 문화를 만들어가면 좋겠다. 나의 잘못된 행동 하나, 한 끗 차이로 팬덤 전체를 조롱과 지탄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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