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 새로고침: 헌정 위기 속 개헌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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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제, 새로고침: 헌정 위기 속 개헌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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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대통령의 '내란 사태'라는 역대 최악의 헌정 위기로 한국 사회는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현행 대통령제 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대통령제, 새로고침' 시리즈로 3회에 걸쳐 보도한다.

2024년 12월 3일, 대통령의 ' 내란 사태 '라는 역대 최악의 헌정 위기 로 한국 사회는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인물의 문제인가, 제도의 문제인가, 두 문제가 만난 비극인가. 한국일보는 2025년 신년을 맞아 전문가들과 현행 대통령제 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이를 담은 ' 대통령제 , 새로고침'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선포'가 1987년 현행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불을 붙이고 있다. 초유의 대통령 내란 사태 로 5년 단임 대통령제 의 폐단이 여실히 드러난 만큼, 개헌을 통해 대통령제 를 보완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개헌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에 대한 생각은 제각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어긋난 선택'에 코너로 몰린 여권이 '개헌 스피커'로 나선 반면 야권은 시큰둥하다. 정치적 이해득실이 '개헌 좌표와 시간표'를 재단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지금이 골든 타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통령이 자초한 헌정 위기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권력 구조 개편을 향한 국민들 관심과 참여 의지가 강한 만큼,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던 '38년 개헌 좌초사(史)'의 굴레를 벗어날 절호의 기회라는 지적이다. 이번엔 국민의 뜻을 한데 모은 개헌의 로드맵을 마련, 민주주의 수난사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취지다.그간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 가장 큰 걸림돌은 현행 대통령중심제였다. 헌법을 고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대통령 입김과 눈치에 여권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87년 체제에 최임한 8명 대통령 중실제 임기 초반, 개헌은 대통령 눈밖에 있었다. 지역주의 타파 등 정치개혁에 관심이 많았다는 평가를 받는 노무현 대통령조차 거리를 둘 정도로, 찬밥 신세였다. '대연정' 제안을 한 게 집권 3년 차였는데, 이듬해인 집권 4년 차에는 아예''라고 선을 그을 정도였다. 임기 마지막 해인 5년 차에 들어서 '대통령 4년 연임제' 카드를 꺼내들기는 했지만, 이 역시 정치권 저항에 맥없이 무산됐다. 김대중 대통령 또한 집권 2년 차던 1999년, 공약이었던 '내각제 개헌'을 유보하는 결정을 내렸다.이명박 대통령은 그나마 임기 반환점 이전 대통령제 개편에 관심을 보였다. 집권 2년 차인 2009년'선거 횟수를 줄이고 조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개헌의 운을 뗀 것이다. 하지만 실상 그리 적극적이진 않았다. 가끔 개헌 가능성을 언급하는 정도,'필요하다면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수준에 불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블랙홀' 발언으로 논의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임기 초중반 국회의원 과반이 '개헌추진국회의원모임'에 참여할 만큼 개헌 논의가 활발했는데, 박 대통령은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이원집정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청와대의 불편한 심기에 눌려'제 불찰'이라고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임기 초 개헌에 나섰던 이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유일했다. 집권 2년 차인 2018년 대통령 직속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를 꾸린 뒤, 한달 쯤 뒤 개헌안을 발의했다. 현행 대통령중심제를 유지하되 임기를 4년 연임제로 바꾸자는 내용이었다.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발의를 위한 개헌안'이란 혹평이 쏟아졌다. 당시 여권 인사로 국회 논의에 참여했던 이상민 전 의원 역시 본보 통화에서'개헌 공약을 지키겠다는, 생색내기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통령이 나서면서, 개헌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던 자유한국당과의 협상 여지는 좁아졌고 결국 개헌안은 폐지됐다. 19대 국회에서 개헌에 앞장섰던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임기 초엔 정권 인수하고 다른 국정과제 추진하기도 바쁘다'며'(이럴 때) 무슨 개헌이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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