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판단이다. 📝 김은지 기자
지지율은 기본적으로 제로섬 관계다. 한쪽이 얻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레 잃는 구조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갤럽 기준, 올해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를 오간다. 한·일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대한 대응 등 ‘외교’가 윤석열 대통령 부정 평가 요소로 눈에 띄게 잡혔다. 보통 대통령 지지율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 여당인 국민의힘 상황도 비슷하다. 그런데 야당의 지지율도 답보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30%대에 머물러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실망한 이들의 지지가 민주당으로 일방적으로 쏠리지는 않는 모양새다. 당장은 ‘돈봉투 의혹’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가 돈봉투를 뿌렸다는 의혹이다. 이재명 대표가 발 빠르게 사과했지만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송영길 전 대표만이 아니라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별건의 문제로 말을 돌린 셈이다. 당내에서도 공개 비판이 나온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4월2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정치권의 오랜 병폐 중 하나가 프레임 전쟁이다. 우리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저쪽의 잘못을 들춰내고 프레임을 갖다 붙이는 것이다. 나의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 ‘반성하고 있구나’를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과연 살아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왜 이런 대응이 이어질까.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번 사안을 “어차피 3주간은 두드려 맞을 이슈”라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악재를 피할 길이 없는 상황에서 ‘산토끼’를 포기하고 ‘집토끼’만 단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현재 당에서 나오는 메시지의 수신인은 지지층이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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