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사람이며, 또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영화 박서준 박보영 콘크리트유토피아 이병헌 조영준 기자
영화의 시작과 함께 아파트 시대의 시작과 변모의 역사가 몽타주 영상을 통해 그려진다. 제 집 한 칸을 얻기 위해 온종일 모델하우스 인근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과 제 손에 달린 추첨공 하나를 덜덜 떨며 집어드는 모습. 이미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는 이들의 입으로부터는 이 콘크리트 공간 하나가 얼마나 아늑하고 편안한지에 대한 간증에 가까운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곳에 제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는 이들의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다시 지어지는 아파트의 평수는 점차 넓어져간다. 그리고 유명 가곡인 '즐거운 나의 집'의 선율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 땅의 모든 아파트가 삽시간에 무너지고 만다. 대지진이다. 단 하나의 건물, 황궁 아파트만 빼고.
이런 가정은 다소 지나치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단에 서 있는 영탁의 모습에 조금씩 사욕이 서리고 자신조차도 속일 수 있을 정도의 잘못된 믿음이 피어나는 것에는 틀림이 없다. 영화의 중반부에 등장하는 황궁 아파트의 잔치 장면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 사이에 드러나는 그의 실체와 별개로 혜원을 소개한 이후 '아파트'를 열창하는 그의 모습은 영화가 처음으로 그의 욕망을 정면에서 비추는 장면이다. 날렵한 콧날을 기준으로 얼굴 양쪽의 한 면에 드리우는 그림자와 다른 한 면에 비추는 섬광, 그리고 아파트 외벽에 일렁이는 욕망의 그림자. 그의 존재는 욕망의 산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으며, 이 공간의 곳곳에 그 욕망의 씨앗을 뿌리고 키워내는 인물에 가깝다.
가령, 아파트로 숨어든 외부자들에 대한 명화와 영탁의 갈등 구조가 축출 사건을 통해 하강하는 동안 보급품의 문제가 대두되며 영탁과 남자들이 외부 원정을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외부 세력과의 충돌이 발생하고, 영화는 다시 외부 세력과의 대결구도가 상승하는 동안 혜원과 명화가 영탁의 비밀을 발견해 내부 갈등의 서사를 완성시킨다. 이 두 축의 완벽한 설계와 적절한 타이밍의 교대는 이 작품의 가장 빛나는 지점과도 같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고 다시 빠지는 순간의 시점마저도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리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잘 설정된 여러 군상의 인물에 완벽하게 설계된 두 축까지. 이 영화가 더 이상 해낼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일 법도 하지만 감독은 자신이 설정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위에 놓인 인물들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는 일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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