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쓰는 노동을 더 낮은 일로 보는 분위기가 물류센터 전체에 깔려 있었습니다. 사오십 대, 내몰려서 온 사람들이라고 관리하기 쉽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다쳐도 눈치 보며 일하는 노동여건 바꾸려 노조 설립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연합뉴스 다이소는 어디에나 있고 일상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있다. 얼마 전 비옷을 사러 다이소에 들렀다. 1천원 하는 화분과 2천원 하는 욕실 매트를 지나치지 못했다. 사람들이 들고 선 저마다의 바구니도 ‘천원의 행복’인지 물건이 빨리 찬다. 서울 명동의 다이소 매장은 12층까지 있다. 미용·인테리어·캠핑용품, 조리도구, 공구에 여행용품까지 쇼핑 순례객의 필수 코스라 한다. 2023년 5월7일 만난 이재철은 다이소 물류센터에서 일한다. 오며 가며 보이는 다이소 매장들에 넘치도록 채워진 물건이 저절로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겠구나. 당연히 있는 듯 보이는 것의 뒤에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다. 법정 최저임금이지만 야간수당이 위안 이재철이 다이소 물류센터에 들어간 때의 나이는 쉰 살, 이제 7년차가 됐다. 명함을 받으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다이소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이라 쓰였다.
현장에서 오래 일하고 숙련된 사람들이 중간관리자가 돼도 사무실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시스템이 없고 성과를 평가하고 강등하는 시스템만 있었다. 힘겹게 산재 인정받았지만 재계약 못 해 현장 노동자들은 몸만 힘든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전국 다이소 매장은 1500여 개에 이르고 두 곳의 물류센터에서 24시간 물건을 공급한다. 이재철이 일하는 물류센터에서 하루 22만 상자가 나가는데 노동자 한 사람이 하루 1천 번 정도는 롤테이너를 밀어야 한다고 이재철은 계산한다. 미치는 노동강도다. 롤테이너 한 차의 무게가 200~300㎏쯤 된다. 롤테이너 바퀴가 모두 말을 잘 듣는 것도 아니다. 몸 쓰는 노동을 더 낮은 일로 보는 분위기가 물류센터 전체에 깔려 있었다. 사오십 대, 내몰려서 온 사람들이라고 관리하기 쉽다고 생각한 것일까. 2023년 4월27일 야간조 출근시간인 저녁 8시50분, 경기도 용인시 다이소물류센터 노조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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