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잇다_시즌 2] 두 번째 이야기, 신혜정 시인의 대한민국 원전기행문
5월 13일 움막 같은 농성장에 들어서니 집회 준비로 분주하던 주민 한 분이 우리 일행을 반가이 맞는다. 2014년부터 시작한 나아리 이주대책위 사람들의 '이주대책 상여시위'가 8월이면 10년 세월을 맞는다.
천 년 전 삼국통일을 완성하고 죽어서도 바다를 지키겠다는 유언에 따라 수중에 지어진 왕의 무덤 앞에 세워진 핵발전소를 보며 시인은"다시 천년이 지났을 때 우리 후손은 우리가 남긴 핵폐기물과 원자로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라고 묻는다. 이 책의 존재를 몰랐던 나는"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나?"라는 같은 물음을 안고 시인의 핵발전소 기행을 따라 읽었다. "인간은 어쩌자고 저런 괴물을 만들었을까"라는 시인의 탄식은 나의 탄식과 같았고, 핵발전이 비윤리적이고 비효율적이고 미완의 기술임을 설명하는 글에는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이며,"외워버리자"라고 다짐했다.
"핵폐기물은 폐기가 안 되잖아요. 현재로서는 격리가 최선이던데 폐기 방법도 없는 핵발전소를 왜 운영하는지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책을 읽고 자료를 찾으며 파고 들다 보니 어느새 정치와 권력, 군수산업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핵발전소 생태계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거예요."7번·77번 국도 위에 서다 시인은 양수발전소 같은 보조 발전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직 핵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증거라고 말한다. 발전은 했는데 쉽게 끄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출발은 했는데 멈추기가 쉽지 않은 기술이라는 것이다. 오는 6월 8일 밀양행정대집행 10주년 집회 명이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다. 10년 전 6월 11일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시인도 하룻밤 묵었을 산꼭대기 101호 움막을 밀어낸 자리에서 승리의 V자를 그리고 기념사진을 찍었던 경찰들의 환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최초의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이 '맨하튼 계획'이라는 암호명으로 개발한 핵무기는 1945년 일본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돼 2차 대전을 종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새로운 핵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953년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선언했다.
비교적 방사능 오염정도가 약한 중저준위 핵폐기장에 대한 파격적인 예산지원과 홍보를 내세운 끝에 유치를 신청한 경주가 덜컥 선정되었다. 부실한 암반과 지하수 오염 등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2차례에 걸친 중단으로 공사 기간을 훌쩍 넘기고 2015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되었다. 경주 중저준위 핵폐기장은 300년 동안 안전하게 핵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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