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들의 먹고 '사는' 이야기 - 노동절 특별기고 ⑤] 국가의 직무 유기, 1300만 명 들어가는 '블랙홀'
2020년 2월 27일, 타투이스트들의 노동조합인 타투유니온이 탄생했다. 기자들이 득달같이 전화를 걸어 점잖은 척 질문을 던졌지만 내용은 그다지 점잖지 않았다. 요지는 '너희가 왜 노동자냐'라는 것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얼굴을 들여다보자. 절반 가량 눈썹 문신을 하고 있다. 눈썹이 관운에 영향을 준다는 관상 업계의 풍문 덕이다. 현행법대로라면, 이들은 모두 국가의 보호 밖에서 국가가 말하는 불법 의료행위를 청탁하고 받은 사람들이며 이들에게 타투를 해준 작업자들은 모두 범법자다. 타투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도 있다. 몸에 수십 개의 타투를 받고 돌아가서 타투이스트들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할 테니 수백만 원을 내놓으라고 했던 파렴치한도 있었다. 구멍을 메우지 않고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400만 명의 '존재하는' 노동자들을 기준 밖으로 몰아내면 어떻게 될까. 기준 밖으로 몰아낸다고 이 존재는 사라지는 것일까. 기준 바깥의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생산의 결과는 이 사회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을까.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400만 명의 노동자들은 무엇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국가와 사회가 그들을 '기준 밖의 노동자'라고 내몰고 있지만 이 사회는 그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움직이고 있다. 마치 타투가 불법인 나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타투이스트들이 나오는 것처럼. 타투를 불법이라고 말하는 국회의원들도 타투를 받고 있는 것처럼. 존재하지 않는다고 외쳐도 그들의 존재는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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