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 축구, 단체 줄넘기... 우리 학교의 운동회를 소개합니다
이미 9월부터 치러진 축구와 피구 예선전 경기로 체육대회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었다. 수업 시간에도 창가 쪽 자리에 앉은 아이들은 다른 반의 경기를 보느라 여념이 없고, 수업에 집중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블라인드를 내려야 하는 교사와 실랑이까지 벌일 만큼 예선전 경기에 신경을 쏟았다.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이야말로 담임을 맡은 교사가 가장 부러운 날이다. 대놓고 우리 반을 편애하고 목소리가 쉬도록 고래고래 소리 질러가며 응원할 수가 있고, 하루 종일 아이들과 붙어 있으면서 밀도 높은 정신적인 스킨십을 할 수 있다. 지금은 개인 사정으로 담임을 맡지 못하고 있어, 수업 들어가는 3학년 네 반 모두를 응원하기로 하고, 파파라치처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첫 경기는 줄다리기. 어느 반은 엇박자로 구호를 붙여 가며 줄을 당기고, 어느 반은 이를 악물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대로 뒤로 넘어지는 자세로 줄을 당긴다. 내 나름의 줄다리기 우승 전략을 수업 들어가는 반에 코치해 줬다.
범범이, 시유, 찬드래곤, 인상이는 태풍의 눈 중심에서 버티느라 이를 악 물었다. 섭섭이, 자영, 채운, 남억이는 가장 바깥에서 도느라 젖 먹던 힘을 다한다. 가르치는 반이 경기할 때마다 옆에 가서 고깔을 돌 때는 “천천히! 침착하게!” 하며 들리든 말든 나 혼자 소리 지르고 다 돌고 돌아올 땐 “자 이젠 달려야 해! 빨리빨리!” 하며 함께 달렸다. 남학생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필드 바로 앞에 서서 여학생을 응원한다. 전반전이 끝나고 남학생이 출격하는 후반전이 시작되자 눈에 띄게 경기 속도가 빨라졌다. 평소에도 H 리그에 열심인, 축구에 진심인 남학생이다 보니 플레이하는 모습이 제법 멋지다.
오후의 일정은 베아트리스와 스틸의 축하 무대로 시작된다. 베아트리스와 스틸은 댄스 동아리로 이들은 점심시간마다 학교 한편에 마련된 댄스 플레이스에서 춤을 춘다. 평소 수업 시간에는 차분한 모습만 보여주던 규빈이, 설윤, 연이, 단영이는 무대에 서니 스우파의 그녀들처럼 카리스마 작렬하는 멋진 언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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