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 상서마을 팽나무 이야기
덜리는 청산도의 주산인 매봉산이 뒤를 감싸고 있어 땔감과 물이 풍부하고 땅의 경사가 완만하여 사람이 거주하기에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매봉산의 한자어는 응봉산이다, 응봉산의 응자가 매 응자이다.
상서마을에서 구들장이 놓이고 물이 나오는 이런 논을 '수문배미'라 부른다. 수문배미 옆에는 반드시 '옹살이'가 있는데 이는 수문배미에 딸린 보조 논으로 수량을 조절한다. 상서마을은 논농사에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긴꼬리투구새우가 서식하고 봄·가을이면 반딧불이가 밤의 향연을 펼치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오늘날의 팽나무는 느티나무가 죽고 그 대체목으로 바로 옆에 심어졌다. 나무의 표석에는 1954년 4월 5일 식목일날 심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나무를 직접 심은 지형국옹은 1957·8년경 봄에 마을의 청년들이 매봉산의 후사면에서 세그루의 팽나무를 캐 왔다고 한다. 그중 두 그루는 이식 후 고사하고 한그루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아서 몇 해 전까지 상서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하였다. "그때만 하드라도 사장나무가 없는 것은 마을의 챙피한 일이었어요. 태풍으로 느티나무가 쓰러져서 죽어부렇어요."
"그때 나무 크기가 이상 컷는디 퉁겁기는 우리 다리통보다 쪼간 더 가늘었어요. 그래도 쌩나무라 징하게 무괐는디 다행히 잘 가져와서 나무를 심고 물도 주고 비료도 주고 해서 1년간 지극 정성으로 키우다가 군대에 갔다오니 다행히 잘 살아있어서 참 기뻣습니다."그런데 이 역사성을 가진 상서마을의 팽나무가 누군가의 무지로 인해 몇 해 전 목 잘림을 당하였다. 지금은 사장나무가 아니라 한 그루의 분재가 되어있다. 그 이유를 몇 해 전 마을의 지도자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왜 마을의 사장나무에 목치기를 하였는지를, 상서마을은 명품마을이자 슬로시티 청산도의 중간기착지로 수많은 걷기 여행자들이 필수 코스로 들리는 마을이다. 그런 마을의 시원한 그늘을 단칼에 없애버린 사람은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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