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훈의 무대 안팎 이야기] 올림픽과 함께 정치인이 된 인권 변호사, 연극
'1988년에 어떤 일이 있었나'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었다고 답한다. 전후 약 30년만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열광이 전국을 물들였지만,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였다. 모두가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감추고자 할 때, 어두운 면을 들춰내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해엔 5공화국 정부의 비리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도 있었다.
2022년 초연 당시 호평 덕분에 이 2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왔다. 송용진, 김준원, 김대곤이 초선 의원 '최수호'를 연기하며, 최수호의 보좌관 '이명제' 역에 한서원, 윤지현, 김건호가 분한다. 외에 이성희, 김려은, 강신철, 김천, 도예준, 유일한 등이 작품에 참여한다. 3월 22일 개막한 은 5월 12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서울이 1988년 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는 것으로 연극은 시작한다. 사람들은 서울 올림픽 개최에 환호하고, 기자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며 '선진국 시민'을 찾아 인터뷰를 요청한다. 기자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은 한 학생은 권위주의 정치를 비판하고, 이에 기자는"선진국 학생이 아니라 운동권 학생"이었다고 비난하며 마이크를 빼앗는다. 이어 누군가 또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바로 인권 변호사 최수호다.
연극 , 그리고 최수호는 '선진국 대한민국'이 애써 감추고자 했던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쳐 드러낸다. 거제 조선소에서 부당한 노동 현실에 맞서 싸우다 세상을 떠난 노동자 '이석규'의 곁을 인권 변호사 최수호가 지킨다. 최수호가 이석규를 비롯한 노동자들에게 노동법을 알려주던 때를 회상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훗날 최수호는 이들을 대변하겠다며 국회의원이 되고, 수은 중독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노동자 '문송면'을 찾아간다. 올림픽을 위한 성화가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판자촌이 철거되는 장면이 TV를 통해 중계되고, 최수호의 보좌관이자 운동가였던 청년 '이명제'를 정보기관이 가혹하게 고문하기도 한다.
그럼 이쯤에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연 선진국인가? 이미 UN은 2022년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는데,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라 불릴 만한 나라인가? 최수호의 말대로 다양한 시민의 온전한 삶이 지킬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라면, 필자에겐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아직 없다.실화나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삼은 창작물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창작진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맞춰 이야기를 선별하고, 적절한 기법을 활용해 강조하는 식이다. 연극 에서는 올림픽의 열기에 맞춰 최수호라는 정치인의 뜨거움이 드러난다. 특히 최수호가 누군가와 대립하는 상황을 탁구와 같은 올림픽 종목으로 표현한 연출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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