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욕이 부른 지구의 종말쓰레기로 가득 찬 황폐한 땅에서청소 임무를 맡은 월-E그것이 아...
애니메이션 의 한 장면. 지구에 홀로 남은 청소 로봇 월-E는 우주선 액시엄호에서 파견된 생명 탐지 로봇 이브를 만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정은 이렇다. 미래의 자본주의는 기술 발전과 함께 역사상 유례없는 풍요로움을 이룩하지만, 동시에 풍요가 계속될수록 상품의 집적에 정확히 비례하는 만큼의 쓰레기를 만들어내게 된다. 결국 지구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여 더 이상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 되자,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기도 한 대기업 BnL사는 그 해결책으로 최고급 유람선 액시엄호에 인류를 태워 우주로 보내는 대규모 이주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풍요로움을 포기하기보다는 지구를 포기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BnL사는 인류가 우주선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지속하는 동안 수만 대의 쓰레기 청소 로봇 월-E를 통해 지구의 각종 쓰레기를 처리하고, 청소가 완료되면 다시 지구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청소가 진행되면서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이 되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지구에 주기적으로 생명 탐지 로봇을 보내는 것도 계획의 일환이었다. 물론 계획대로 착착 진행될 거라면 애초에 지구가 종말을 맞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술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세계는, 달리 말하면 우연이 제거된 세계이기도 하다. 어제와 오늘이 같고 오늘이 내일과 같을 때, 사람들은 변화무쌍한 세계 속에서 고군분투하면서 그 세계를 더 나은 세계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 여기에는 변화가 없으며, 그렇기에 역사가 없다. 이미 유토피아에 도달했으니 나아갈 방향으로서의 이념 또한 사라지고 만다. 기술 발전은 분명 지구의 종말로부터 인류를 구원했지만, 그렇게 해서 마주한 세계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존재할 수 없는 배부른 돼지만의 세계였다. 더욱이 이곳에서는 타자의 존재 또한 무의미해진다. 타자란 나와는 다른 미지의 존재이자 결코 움켜쥘 수 없는 낯섦일 텐데, 알고리즘에 따라 익숙한 것만을 보여주는 세계에서는 나와 다른 타자와의 우연적인 마주침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동과 타자가 사라진 세계, 이 세계는 권태롭다 못해 절망적이다.이렇게 꽉 막힌 세계에 월-E가 도착한다. 우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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