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대로 사는 삶을 향한 첫 발
마흔이 넘어 길을 잃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이 일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었나. 이 도시가 내가 정말 살고 싶은 공간인가. 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르다 보면,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인지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이 따라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우선 나는 떠나고 싶었다. 누구의 딸, 누구의 동생, 어느 직장의 누구와 같은 역할이 아닌 자연인 상태 그대로의 나로서 오롯이 설 수 있는 공간이, 그 시절 내게는 여행이었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시간도 장소도 정하지 않고 마음대로 떠도는 여행을 한 번이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큰 후회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도 튀어나오겠지. 쓰다 보면 생각이 발전하겠지. 쓰지 않으면 모른다. 내 안에 들어있는 게 무엇인지. 내 생각이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는지. 나는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생각만으로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글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거울을 보지 않으면 내 얼굴이 얼마나 구겨져 있는지 알 수 없듯, 글을 쓰지 않으면 자신의 내면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알지 못한다. 쓰지 않고 머릿속에만 담아두면 생각은 몸집을 불리지 않는다. 그런 생각은 오히려 하면 할수록 내면에만 갇혀 부패하기도 한다. 나를, 내 상황을, 내 생각을 정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정리를 하려면 써야 한다. 글은 나침반처럼 생각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수면은 다시 고요해진다. 하지만 계속 돌멩이를 던지다 보면, 그 돌이 쌓이고 쌓여 강바닥의 지형이 변한다. 글을 한 번만 쓰는 게 아니라 계속 써야 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한 번만 써서는 생각이 달라지지 않는다. 쓰고 또 써야 더해진 생각들이 퇴적돼 새로운 지형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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