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가득했던 백마 카페촌, 왜 지켜내지 못했을까 경의선_백마역 일산_신도시 풍동_애니골 냉천마을_설촌마을_밤가시마을 화사랑_백마_카페촌 이영천 기자
정발산 아래, 경의선이 아담한 기차역 하나를 떨궈 놓았다. 덜컹거리는 교외선 타고 신촌에서 한 시간 남짓, 논과 밭뿐인 벌판을 달리면 나타나는 역이었다. 백석과 마두에서 한 글자씩 따온 백마역. 낮고 길쭉한 역사를 갖고 있던 이 역에 언제부턴가 젊은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역에서 나와 반 시간 남짓이면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앉은 마을이 나타났다. 정발산에 기댄 냉천마을과 설촌마을, 그 너머 언덕엔 밤가시마을이 자리했다. 청량리에서 한강 따라 대성리와 춘천으로 향했다면, 신촌에선 경의선 타고 백마역으로 향했다.
무대는 백마역 인근, 인적 드문 어느 주점이다. 첫눈 내리는 겨울, 흔들거리는 교외선 타고 백마 작은 마을에 닿는 것으로 노래는 시작한다. 눈 덮인 논길을 걷고,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나누었던 사랑을 추억한다. 그렇다. 카페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이젠 머릿결에 첫눈처럼 하얀빛이 드리운 중년이 되어 옛사랑을 추억할 뿐이다.홍대 인근에서 화실을 꾸리고 있던 서양화가가 있었다. 그가 경의선 타고 지나다 내린 곳이 백마역이다. 알 수 없는 뭔가에 이끌려 맹숭맹숭한 벌판만 보이는 곳으로, 1976년 자신의 화실을 옮겨온다. 화사랑 탄생 배경이다.1979년 '그림이 있는 사랑채'라는 화사랑으로 간판을 내걸어 카페로 변신한다. 객이 많아지자 주인장 누이가 같이 화사랑을 운영한다. 카페촌은 이처럼 우연의 연속으로 탄생하였다. 신촌에 김현식이 있었다면, 강산에와 김C 등 무명의 실력파들이 한 시절을 화사랑에서 보내기도 했다.
작은 개울에 지형 따라 난 구불구불한 2차선 도로는 나뭇가지처럼 작은 골목을 뻗치고 있었다. 곳곳에 맞춤한 숲이 있었고, 한가운데 자리 잡은 YMCA를 중심으로 나뭇가지처럼 뻗은 골목 구석구석에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와 특색있는 음식점이 숨어 있었다. 이들로 인해 공간은 격을 한껏 높이고 있었다.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정착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다. 1999년 애니골 동쪽 풍동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예고되어, 2천년대 초반 개발이 시작된다. 하늘마을도 애니골을 사이에 두고 풍동지구와 경쟁적으로 개발이 이뤄진다. YMCA를 가르며 도로가 개설되고 2009년 경의선에 '풍산역'이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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