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희 선생에 관한 작은 기억 한 토막[노원명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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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 충청도 사람들이 왜 말이 느린지 아시우? 삼국시대 때 일인데 충청도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번갈아 차지한 땅이었거든. 어제오늘 주인이 다른 거야. 누가 와서 “너 고구려여?” 혹은 “너 신라여?”하고 물으면 답변을 잘해야 해. 까딱하면 죽으니까. 그러니 답변이 한도 없이 늘어지는 거지. 충청도 사람들이 속에 있는 얘기를 안 하는 기원이 그래.” 지난

“노형, 충청도 사람들이 왜 말이 느린지 아시우? 삼국시대 때 일인데 충청도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번갈아 차지한 땅이었거든. 어제오늘 주인이 다른 거야. 누가 와서 “너 고구려여?” 혹은 “너 신라여?”하고 물으면 답변을 잘해야 해. 까딱하면 죽으니까. 그러니 답변이 한도 없이 늘어지는 거지. 충청도 사람들이 속에 있는 얘기를 안 하는 기원이 그래.”

남선생이 내게 저녁을 청했던 것은 그 전에 한면짜리 인터뷰가 나갔기 때문이다. 나는 내심 ‘잘썼다’는 칭찬을 기대했으나 기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사진 위주로 편집된 앙코르와트 영문 안내서 한권을 편집국으로 보내왔다. 대단한 장서가였던 그는 생전에 장서 중 1만여권을 후배들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1만권 중 한권의 수혜자가 되는 영광을 베푼 셈이다. 그런데 왜 앙코르와트였을까. 공부에는 영 취미가 없어 보이니 사진이나 감상하라는 뜻이었을까. 남선생 글의 힘은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교유와 경험의 폭에서 나오는 것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문장이 좋다. 나는 그의 교유를 추종할 자신은 애당초 없었고 다만 그 문장을 흉내 내 보려는 시도는 한 적이 있다. 일종의 사숙인 셈인데 예전의 도리로 치면 그것도 사제의 연이다. 따르는 것은 자유이나 성취는 천품의 한계에 구속되는 것. 대붕을 우러르는 연작의 슬픔은 겪었으되 그래도 약간의 발전이 있었다면 선생을 사숙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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