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링 무비 289] EIDF 2023 상영작
튀르키예의 남동지역 에르가니 마을은 아직 보수적이다. 남아선호 사상이 여전히 남아 있고, 여성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보다 사회의 요구에 맞춰진 삶을 요구받는다. 무툴루의 가족 역시 마찬가지다. 어머니는 아들을 낳겠다는 생각 하나로 6명의 딸과 2명의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딸을 아들만큼 사랑했다.
두 달이 넘도로 사경을 헤매다 희박한 확률을 이겨내고 겨우 깨어났지만, 뇌를 뚫고 지나간 총알로 인해 이전의 삶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좌절스럽고 힘겨운 시간이 계속되지만 무툴루는 정의를 위해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과 함께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고, 이 작품은 그 모습을 가만히 따르며 시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를 담아낸다. 무툴루, 그녀의 이름은 터키어로 '행복'을 뜻한다.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은 언제나 여성을 살해하는 여성 혐오자들이다. 반대로 스튜디오의 인터뷰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피해자의 가족들이다. 그나마도 최근에는 그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모양새. 그런 소식들을 누구보다 속상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무툴루의 가족은 이 모든 장면이 여성 살해를 평범한 사고로 생각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 분통을 터뜨린다. 물론 그들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아니, 이유들이 있다.
그나마 그녀를 지탱해 주었던 것은 가족이었다. 그중에서도 딜레크 언니는 무툴루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침대에서 휠체어로 내려오기까지, 다시 휠체어에서 잠깐의 걸음이 가능해질 때까지. 그녀의 손과 발이 되어 재활과 회복을 돕는다. 영상 속에는 그 기간 동안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아마도 그 시간 속에서 언니 딜레크는 무툴루의 새로운 세상과도 같았을 것이다. 믿을 수 없는 현실과 왜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어야 했는지에 대한 부정을 딛고 그녀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하기까지 언니의 존재는 삶의 모든 것이 아니었을까.꿈을 이루기 직전까지 나아갔던 소녀의 꿈이 한 남성의 폭력으로 인해 폐허가 되기까지 이 다큐멘터리는 숨도 쉬지 못할 만큼 긴박하게 전개된다. 이야기의 처음에 등장했듯이 이 작품의 중심에 놓여 있는 무툴루 역시 튀르키예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여성 혐오자들에 의한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있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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