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미궁의 설계자’는 김수근이 자신의 이름을 감추면서까지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했던 이유를 짐작하게 합니다. 🔽 자세히 알아보기
연극 의 한 장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유경오 건축가 김수근은 일세를 풍미했다. 지금도 국내 건축계에서 ‘현대 건축의 버팀목’으로 추앙받는다. 연극 는 이 건축가를 심판대에 세운다. 악명 높은 고문의 현장 ‘남영동 대공분실’을 그가 설계했기 때문이다. 김수근은 국가폭력이 자행되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을 알고도 이 음산한 건물을 설계했을까. 이 연극이 김수근에게 던지는 핵심 질문이다. 하지만 선악의 이분법으로 일도양단하지는 않는다. 객석의 관객들이 판관이 되어 각자 판단할 수 있도록 찬반 논리와 근거를 비교적 충실히 제공한다. 연극은 3개의 시간 축을 오가는데, 설계자 신호의 1975년, 피해자 경수의 1986년, 해설사 미숙과 기자 나은의 현재 시점이다. 김수근의 조수로 설정된 신호는 권력과 예술 사이에서 번민한다. 김수근에게 국가권력은 최대 건축주였다. 그는 여의도 개발 등 대형 재개발 프로젝트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예컨대, 나선형 계단과 좁고 긴 창문은 김수근 건축의 조형적인 특성 가운데 하나가 아니냐고 항변한다. 실제로 김수근은 여러 건축에서 나선형 계단과 좁고 기다란 창문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해설사는 다시 반문한다. 나선형 계단이 하필 고문이 행해진 5층하고만 연결된 이유가 뭐겠냐고. 그러면서 덧붙인다. 눈이 가려진 채 이곳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며 느꼈던 생생한 공포를 증언하는 이들이 수없이 많다고. 피해자 경수는 1987년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실에서 고문으로 희생된 서울대생 박종철을 연상하게 한다. 연극의 원제도 였다. 경수가 무대를 빙빙 돌며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장면을 고통 없이 보기는 어렵다. 연극이 끝나고 김수근이 설계한 아르코예술극장 나선형 계단을 오르며 이 장면을 떠올리는 건 기이한 체험이다. 연극 의 한 장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유경오 연극에서 신화 속의 건축가 얘기가 나온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단독] 지진 안전지대 아닌 한국, '내진 보강' 공사비 지원에도 신청은 0정부가 ‘내진(耐震) 보강’ 공사비의 20%를 지원하는 사업을 도입했지만, 1년 동안 신청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윤대통령과 회의 할수록 달라졌다'…'비윤' 오세훈의 최근 행보 | 중앙일보요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인과 만나는 자리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r윤석열 오세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와그너 가고 새 '푸틴 충성파' 등판…10대 아들 셋 전장 보냈다 | 중앙일보'충성파'로 꼽히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이 용병 기업을 세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r푸틴 카디로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1급 살인' 한국 추방 위기에…'미국이 내 나라' 호소한 재미교포 | 중앙일보'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싶다'\r미국 재미교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성희롱 훈련사 고소’ 보도에 억측 쏟아지자 강형욱이 직접 밝힌 입장그는 '오늘 아침부터 주변분들께 연락 엄청 받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newsvop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비밀번호 알아내 남의 집 문 연 남성...그는 왜?■ 진행 : 김정진 앵커■ 출연 :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앵커]YTN 제보로 들어온 충격적 영상 함께 보셨습니다. 한 오피스텔에 살면서 자연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