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8세인 박모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다. 그가 전업주부의 길을 택한 건 2014년 겨...
올해 38세인 박모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다. 그가 전업주부의 길을 택한 건 2014년 겨울. 열에 아홉은 남성 직원인 자동차 부품회사에 다녔던 그는 첫 아이 출산 3개월 후 복직했다. 친정 부모가 아기를 봐 주었지만, 곧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시절 그는 퇴근하면 부리나케 동네로 달려와 어린이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그러나 어린이집마다 대기자가 너무 많아 아기를 받아주는 곳을 구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사표를 썼다.
국민연금의 남녀 격차가 처음부터 이렇게 크진 않았다. 국민연금의 연령대별 남녀 가입률을 보면, 20대 후반까지는 여성의 가입률이 남성보다 높다가 30대 후반에 이르면 10%p 떨어진다. 그사이 남성의 가입률은 여성을 추월해 40대에 87.6%를 찍은 뒤 줄곧 80%선을 유지한다. 30대에 꺾인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40대에 잠깐 오르지만, 은퇴 때까지 20대 때의 비율에 이르지 못한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한국 여성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있는 셈이다.9년 전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던 박씨는 최근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런데 그가 재취업 등으로 수급권을 따 내더라도, 경력단절이 없었던 남편에 비하면 총가입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등의 불안정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커서 재취업 이후에도 보험료 납부는 종종 끊길 수 있다. 수많은 여성이 국민연금 납부와 관련해 이런 경로를 밟는다.
현 수준의 출산크레딧 제도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출산크레딧이 있는 국가 중 첫 아이를 인정 안 하는 곳은 대한민국이 유일”할 뿐 아니라 인정기간 역시 매우 짧기 때문이다. 대개의 연금 선진국에선 출산뿐 아니라 육아·돌봄크레딧을 운영 중이고, 그 기간은 자녀당 2~4년에 이른다.크레딧은 단순히 일정기간의 ‘보험료 혜택’만이 아니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의 논문 ‘한국의 연금개혁과 젠더레짐의 궤적’에 따르면, 독일은 1자녀당 3년의 양육크레딧을 인정하는데 연금 수급자격을 얻기 위한 보험료 납입기간이 5년이기 때문에 자녀를 2명 양육하면 연급수급권을 획득할 수 있다.
서울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는 안모씨는 자신의 어머니 사례를 떠올리며, 전업주부가 된 뒤 국민연금에 임의가입을 했다. 출산 전에 직장생활을 오래해 수급조건을 채우긴 했지만, 충분한 연금을 누리기 위해 임의가입을 택한 것이다. 공인회계사였던 그는 “시중 연금상품을 살펴보다 국민연금이 가입자에게 가장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동안의 납입으로 아마 월 100만원은 넘게 받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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