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양림동에 가면 시간의 보물 상자를 여는 기분이 든다. 100년 전 광주를 비롯한 전남지역 근대화 유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양림동만이 가진 정취가 있다. 주인 모를 집 담벼락을 타고 핀 능소화와 좁은 골목 안 작은 화분 곁을 맴도는 호랑나비, 오랜 생활상이 느껴지는 낮은 주택의 고즈넉함 같은 것들이...
주인 모를 집 담벼락을 타고 핀 능소화와 좁은 골목 안 작은 화분 곁을 맴도는 호랑나비, 오랜 생활상이 느껴지는 낮은 주택의 고즈넉함 같은 것들이다. 잘 보존된 전통가옥을 둘러보는 정취와 더불어 시인 김현승의 흔적을 만나는 시간이 반가운 길이다.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 동네 꼬맹이들이 모여 딱지치기 했을 좁은 골목도 고맙다. 양림커뮤니티센터 옆 골목길은 1970~1980년대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비밀 통로다.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울 만큼 작고 좁다. 골목길 입구에서 가스통을 재활용해 만든 펭귄을 발견한 순간부터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골목마다 빼곡하게 들어찬 옛 물건들은 수십 년의 시간을 압축해 놓은 추억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의 발걸음 속도는 각자가 간직한 추억의 크기에 비례한다. 펭귄마을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꾸며지기 시작한 건 2015년, 이 마을의 촌장을 자처하는 김동균씨가 동네 빈집에 쓰레기처럼 쌓여 있던 오래된 물건과 온갖 잡동사니들을 가지고 취미 삼아 이곳저곳 꾸미고 장식하던 데서 시작됐다. 선교사들의 사택이 있는 언덕을 오르고 수피아여학교를 내려다보며 시를 쓰던 시인이 있었다."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하는 를 쓴 김현승 시인이다. 평양에서 태어난 후 양림교회 목사가 된 아버지를 따라 광주로 내려와 생활한 그는 선교사 사택이 있는 현 호남신학대학의 언덕길을 자주 산책하며 사색을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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