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이모를 위해 호박죽을 끓였습니다 호박죽 치사랑 내리사랑 전미경 기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속담이 있다. 사랑은 물처럼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말일 게다. 즉,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긴 해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사랑하긴 좀처럼 어렵다는 뜻으로 보통 부모 자식 간에 쓰이는 말이지만, 어디 부모 자식 간에만 내리사랑이 있을까. 내게 내리사랑은 조카들이다. 나는 조카들을 물심양면 꽤나 사랑했다. 조카들이 달라고 한 적 없으니 짝사랑이다. 부모가 그렇듯 나 역시 조건 없는 사랑이라 해두자.
그 말을 듣기 전까진 나는 정말 한 번도 엄마를 안중에 두지 않았었다. 엄마 입을 통해 그 마음이 나올 때까지 그 속은 얼마나 까맣게 탔을까. 엄마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안중에도 없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나 지금 괜찮지 않다고, 하나도 안 괜찮다고. 독립한 후론, 택배로 생일상을 보내오신다. 미역, 잡채, 생선, 고기, 국수까지 살뜰히 챙겨 엄마가 해주셨던 음식 재료들 그대로 보내오신다. 그 마음으론 부족했는지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봉투 속에 용돈도 보내오신다. 어느 순간은 부끄럽기도 하고 또 뜨거운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한다고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치사랑이기 때문이다.
교사인 이모는 교사다운 말투로 언제나 다 큰 나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곤 한다. 오늘도 날씨가 춥다며 잘 입고 다니라며 싱거운 안부를 한다. 나이 든 조카와 이모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 카톡에 뜬 내 생일을 확인했다며 피자와 치킨을 사주셨다. 독감이 유행이라며 몸에 좋은 홍삼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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