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경의 이방인, 초라함의 상대성]
홍리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다문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줄임말을 풀어 대답했다. “다양한 문화요.” 홍리가 설명했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문화를 갖는 다문화에요. 한국인들도 각자 다른 사고방식과 취향을 갖기에 다문화입니다.” 홍리는 4년 전부터 아이들의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아이들이 먼저 ‘우리 모두 다양한 문화를 갖고 살아요’라고 말한다.
러시아어를 전공한 홍리는 중국에서 공무원이자 도서관 사서였다. 러시아와 교역하는 기업에서도 홍리를 고용했다. 기업이 도서관에 재정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러시아를 오갔고, 두곳에서 월급을 받았다. 한국에서 그의 학력과 경력은 부정당했다. 남편이 서울대언어교육원에 입학할 기회를 마련했지만, 홍리가 주저앉았다. 살림에 학비를 얹기엔 마음이 작아진 뒤였다. ‘포기도 괜찮은 선택이야.’ 미정은 피아노를 치며 무엇을 배웠는지 복기했다. 무한 반복 연습이었다. 누군가는 똑같은 도레미를 150번 친다고 들을지 몰라도 그에게는 선명히 다른 150번이었다. 마침내 원하던 도레미에 다다랐다. ‘그’는 장벽을 넘었다. 장벽과 압도당하는 동요를 구별하는 차원에 이른 것이다. 장벽에 사로잡힐 때 이는 짜증으로 부풀어 오른다. 하지만 일상의 과속방지턱일 수 있다. 우리가 관계 맺는 사람마다 장벽 하나쯤은 안기는 것이 인생이니까. 그걸 넘는 주체는 오직 우리다. 미정은 무심히 하다 보니 할 줄 아는 자기를 만났던 것이다. 음악학원 일을 시작했다.
2015년 강사 6명과 센터장, 한국인 교육담당자 한명이 출자해 레인보우 해피잡 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지금은 조합원 강사 29명에 프리랜서 강사들까지 어린이집, 학교, 도서관 등에서 자신들의 고유문화까지 교육하고, 세계문화행사를 주도한다. 홍리는 교육정책 자문가로 엄마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도록 정책을 바꾸는 데 한몫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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