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마르크스-엥겔스 원전 번역' 붐을 이끌었던 번역가 김대웅 전 백산서당 편집장이 하인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만 69세. 김대웅은 '가족의 기원' 번역으로 사회과학 출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고, 백산서당 편집장으로서 마르크스주의 번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말년에는 대중문화 전반을 소개하는 교양서적 출간에도 앞장섰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1980년대 ' 마르크스 - 엥겔스 원전(原典) 번역' 붐을 맨 앞에서 끌고 간 번역가 김대웅 전 백산서당 편집장이 지난 9일 오후 10시39분께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하인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4일 전했다. 향년 만 69세. 고인이 1980년대 사회과학 출판 시장에 남긴 대표적인 업적은 1985년 프리드리히 엥겔스 (1820∼1895)의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을 번역해 '가족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아침출판사에서 출간한 것이다. 당국이 금기시하던 ' 마르크스 - 엥겔스 원전 번역' 붐의 서막을 장식했다. 1980년대 ' 백산서당 ', '두레출판사', '한울출판사', '한마당' 등 사회과학 출판사의 잇따른 설립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백산서당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마르크스 주의 번역자로 활약, ' 마르크스 · 엥겔스 평전', '독일 이데올로기'를 펴냈다.
1989년 독일에 가서 베를린 장벽을 목격한 뒤에는 1990년대 대중교양 수요에 맞춰 예술, 고고학, 신화학을 거쳐 패션, 음식 등 대중문화 전반을 소개하는 교양서적 출간에 앞장섰다. 말년까지 번역과 저술에 몰두했다. 1996년 '배꼽티를 입은 문화'를 번역해 약 20만 권을 팔았고, 지난해 7월 저서 '교과서 밖, 한국사'를 출간했다. 부인 지연희씨는'1월 중순까지만 해도 니체가 쓴 책을 번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이화여대 앞 술집 '목마름'과 연세대 인근의 사회과학 서점 '오늘의책'에도 관여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국제교류국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문예진흥원 심의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약했다. '진보문화계의 마당발' 혹은 '문화계 인사의 네트워커'로 통했다. 고인의 평생 꿈은 '마르크스-엥겔스 전집' 번역이었다. '오늘의 책' 시절부터 지인이라는 김재환씨는'언젠가 꼭 전집을 번역하겠다고 하셨는데…'라고 했다. 부인 지씨는'살아있을 때 종종 '즐거운 인생이었다. 누워있어서 미안하다. 다들 한잔하자'고 장례식에 온 이들에게 전해달라는 말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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