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촬영했던 여성 배우, 김기덕 성추행 고소 및 PD수첩 출연 그후…‘성폭행 피해자’로 보도한 언론, 정정보도 요청 어려움에 법적 대응 이어가
페이스북 ‘옥희’ 타임라인엔 4년 째 언론사들의 정정보도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영화감독 고 김기덕씨의 강제추행·폭행을 증언했다 오보 피해자가 된 여성 배우의 계정이다.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과정에서 김기덕으로부터 강제추행과 폭행, 대본과 관련 없는 장면 강요를 당한 그는 김씨의 요구들을 거부한 뒤 영화에서 하차 당했다. 2017년 처음 피해사실을 공론화했고, 이듬해 MBC PD수첩에서도 본인 피해를 밝혔다.
2018년 3월 ‘미투’ 국면에서 방영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편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만큼 가해자의 반격은 거셌다. 김기덕은 6월 PD수첩과 옥희를 무고·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8월 후속편 ‘거장의 민낯, 그후’ 방영을 앞두고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2019년 3월엔 PD수첩과 옥희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PD수첩 제작진과 그의 카카오톡 대화엔 ‘기자들이 기사를 잘못 쓰고 있다, 수정을 요청했다’는 제작진 측 답변이 남아 있다. 그러다 2019년 4월, 처음 PD수첩 예고편과 본편에서의 익명 표기가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 예고편에서 ‘여배우C’였던 그가 본편에선 ‘여배우A’로, 성폭행 피해자는 예고편에서 A, 본편에서 C로 표기됐다. 영상별로 피해자의 등장 순서에 따라 A, B, C를 붙이면서 생긴 일이었다. 이에 대한 옥희의 항의가 이어진 가운데, PD수첩 측은 7월경 각 언론사에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며 관련 사례들을 전하기도 했다. 옥희측은 PD수첩 제작진 상대로 낸 명예훼손 형사고소가 불기소 처분되자,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는 2018년 6월 김기덕의 옥희 역고소에 대해 “검찰은 성폭행 관련 혐의를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며 “하지만 A씨는 그 이후에도 PD수첩에 나와 김 감독을 ‘성폭행범’, ‘강간범’으로 부르고 기존 주장을 반복하거나 다른 성폭력 의혹이 있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고소 이유”라고 보도했다. 성폭행 피해자가 PD수첩에서 한 발언을 옥희의 발언으로 뒤바꾼 것이다. 2019년 1월엔 기사에서 옥희를 ‘성폭행 주장 여배우’로 칭했다. 연합뉴스는 재판에서 관련 보도가 피해자를 특정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진실을 담았으며 공익적 목적이기에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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