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전혀 다른 느낌의 두 혁신도시. 차이가 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r혁신도시 채용 인프라
같은 날, 같은 시각. 몇몇 혁신도시에는 같은 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금요일인 지난 21일 저녁. 충북혁신도시의 국밥집, 고깃집에는 손님이 없었다. 전북혁신도시의 맥줏집과 해산물요리점에는 텅 빈 홀에서 사장 혼자 TV를 초점 없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심지어 국밥집 김사장도, 맥줏집 박사장도, 같은 말을 했다. “이 시간부터 주말까지 사람이 없어요. 1970년대 통금 시간도 아닌데…. 주말에는 장사를 아예 접는다고 봐야죠.” 일명 ‘불금’으로 부르는 금요일 저녁은 통상 음식점과 주점의 최대 매상일. 그런데 손님이 한 명도 없다는, ‘상식 파괴’의 현장이 벌어지고 있다.다시 같은 날, 같은 시각. 충북혁신도시의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다니는 김모씨는 회사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전북혁신도시의 국민연금공단 직원 이모씨도 서울로 향하는 KTX에 탑승했다. 이렇게 충북혁신도시와 전북혁신도시 대부분의 직원은 이 시각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었다. “굳이 여기에 살 이유가 없어요”라는 같은 말을 했다.
전주 도심과 전북혁신도시를 오가는 택시기사 이모씨는 “혁신도시에는 대형마트가 한 곳도 없고 종합병원에 가려면 전주 도심으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공기관들이 내려왔지만, 여전히 일자리는 없고, 전주 인구는 계속 빠져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혁신도시 사업은 2007년 시작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투트랙으로,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시작한 원대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사는 데 필요한 인프라는 무 뽑은 밭처럼 숭숭 빠져 있다. 그렇다 보니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이주 직원 비율은 높지 않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는 가족과 함께 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공기관 직원의 비율이 59.8%라고 발표했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일자리·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혁신도시는 성공할 수 없다”며 “혁신도시로 이주한 주민들은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경남진주혁신도시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해온 염말숙씨는 “상권 형성하기까지 고생했지만, 이젠 웬만한 인프라를 혁신도시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상황이라 주민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진주혁신도시의 흠이라면 전체 거주민 중 0~9세 아이들 비율이 19.9%로 전국평균의 2배가 넘지만 그에 비해 유치원·소아과 등의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3개소의 경우 학생 수가 각각 1000여명 이상으로 과밀화 돼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을 지역에 머물게 할 수 있는 교육·문화 시설의 정착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일자리와 집만으로는 도시가 장기간 유지되기 어렵다”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과 고등교육기관들이 존재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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