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서울 판잣집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가난이사는집 재개발 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 판자촌 배여진
판잣집을 모르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한다. 적잖이 충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던 판자촌은 재개발의 광풍으로 없어지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판자촌의 이미지를 없앤다며 동네 이름도 바꾸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잊힌다. 그나마 겨울이 되면 유명인들이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연탄을 짊어지고 나르는 덕에 도시 빈민들의 빈곤을 상징하는 백사마을의 삶의 터전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곳도 재개발 예정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판자촌을"팍팍한 서울 살이를 헤쳐나갈 수 있게 한 복지공동체이자 도시 속의 농촌"으로 보고 있다. 주로 고향 사람, 친척들끼리 한동네에서 살고, 부모가 일터에 나가면 골목길 할머니들이 남아있는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등, 판자촌은 그 자체가 직업소개소, 직업훈련원, 신용협동조합, 어린이집, 유치원 때로는 심리상담소 등의 역할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주거지들은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나쁜 주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판자촌이 울타리의 역할을 했다면, 판자촌이 해체된 이후에는 단신, 가족, 청년, 노년층들이 각각 나름의 편리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것을 '가난한 집의 분화의 특성화'라고 지칭한다. 즉 기존에 판자촌이 가지고 있던 공동체성은 해체되고, 각개전투의 삶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2023년 현재 집안에서 홀로 아무도 모르게 고독사 하고, 주변의 도움을 자의 혹은 타의로 거부하고 가족이 함께 죽음을 선택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이 책을 읽으며 정태춘의 노래 '우리들의 죽음'이 생각났다. 마음이 너무도 아파 한 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노래. 1990년, 맞벌이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에 화재로 남매가 숨진 사건에 가수 정태춘이 곡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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