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取중眞담] 박 대령은 '뼛속까지 해병'... 채 상병 영전에 "철저조사" 다짐
박 대령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임관동기인 해병대 간부사관 81기 예비역을 중심으로 선후배 해병 전우 10여명이 함께 했습니다. 박 대령의 손을 꼭 잡고 군사법원 앞까지 걸어 온 이들은 박 대령과 마주섰습니다.
해병대 수색대 교육 과정 중에는 온갖 오물이 잔뜩 고여 있는 하수구나 시궁창 속에 온몸을 담그고 박박 기어가는 훈련이 있다고 했습니다."설마 누가 이런 더러운 곳으로 들어오겠느냐"고 생각하는 적의 허점을 찌르는 '시궁창 극복 훈련'은 유사시 적진으로 침투하거나 도피·탈출을 해야 하는 수색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훈련이라는 거죠. 이는 또 그만큼 군 검찰이 무리하게 영장청구를 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국방부 검찰단의 영장청구서를 보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구속영장청구서에는 다른 해병대 수사단 수사관들 역시 박 대령처럼 경찰 이첩 보류 지시를 외압이라고 판단했다는 정황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군 검찰은 이런 증언들을"법령 해석에 대한 무지"로 치부하면서"피의자의 부하인 군사경찰들이 피의자에게 부합하고 유리하게 진술하도록 함으로써 진술을 오염시키고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구속의 필요성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군 검찰의 인식에서는 여러 해 동안 군 수사업무를 해온 베테랑 군사경찰 수사관들을 얕잡아 보는 오만함마저 엿보입니다.박 대령은 해병대 군사경찰 병과장입니다. 해병대 군사경찰 중 최선임 장교인 것이죠. 이 말은 더 이상 그에게 진급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타군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은 해병대 안에서, 그것도 해군사관학교도 아닌 간부사관 출신인 박 대령은 그저 해병대가 좋아서 지난 28년 동안 군복을 입고 묵묵히 자신의 직무에 충실했습니다.
박 대령은"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국민이 알게 되면 정직한 해병대가 비겁하고 불의한 집단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박 대령에게 '정직한 해병대'가 외압에 굴복하는 일은 결코 용인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겁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풀려난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구속영장 군 법원이 기각했다"증거인멸 염려 없어" 이례적 결정... 박 대령 "많은 분들 염려에 감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해트트릭 또 해트트릭…손흥민·홀란·퍼거슨이 수놓은 EPL의 멋진 밤1995년 9월 이후 28년 만의 3인 해트트릭 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박정훈 대령 영장 기각, 그만 재갈 물리고 외압·진실 밝히라국방부 검찰단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에 대해 항명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해군 “군 검사와 해병대 수사관 통화·문자는 사실…개인적으로 판례 제공”해군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혐 의 등과 관련해 해군 검사와 해병대 수사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재갈 물리기 전에 진상규명”···군 내부고발자들이 본 ‘해병대 수사외압’ 의혹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수사 외압 의혹 등과 관련해 과거 군내 비리를 폭로했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1억5000만원에 우울해진 청년들…결혼자금 증여세 면제 ‘시끌’“인생 출발점에서 또 차별” “안주면 부모 대접 못받나” 온라인선 세대별 하소연 “상위 13%만 혜택” 지적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