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야당의 '내란 특검법'에 대항하여 수사 범위를 축소한 '비상계엄 특검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야당의 시간표에 맞춰 법안 발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 비상계엄 특검법 ’(가칭) 발의와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했다. 왼쪽부터 유상범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권성동 원내대표,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이 발의한 ‘ 내란 특검법 ’에서 수사 대상과 수사 인력·기간을 대폭 축소한 ‘ 비상계엄 특검법 ’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늦어도 16일 국회 본회의에선 야당의 ‘ 내란 특검법 ’ 처리 시간표에 맞추지 않겠다고 밝히며 법안 발의 시점도 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은 자체 특검법이 내란 특검법 에 동조할 당내 이탈표를 막을 “고육지책”이라며, 내란 특검법 저지 자체가 목표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의 반헌법적 내란·외환 특검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위헌 요소를 제거한 자체 비상계엄 특검법 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특검법은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마비시키려고 한 혐의는 넣으나, 야당의 내란 특검법에 있는 내란 선전·선동과 ‘해외 분쟁지역 파병, 대북 확성기 가동 및 전단 살포, 무인기 평양 침투 등 북한의 공격 유도 등을 통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유도’한 외환 유치 혐의 관련 내용은 삭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런 조항이 “(특검의) 수사 범위를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보수 정당 초토화 작전”이라고 비난했다. 수사 기관과 인력도 야당안보다 축소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야당의 내란 특검법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폐기된 1차 내란 특검법에 견줘 수사인력(205명→155명)과 수사 기간(최장 170일→150일)을 모두 줄였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각각 68명, 최장 110일로 더 축소했다.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수사 대상이 많지 않아 (수사 기간과 인원을) 상설특검에 준해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특검 후보 추천권은 내란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장에게 주는 안과 △법원행정처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에게 주는 안을 함께 제시했다. 권 원내대표는 “(내란 특검법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6명이 이탈했다. (다음 재표결 때) 2표만 더 넘어가면 민주당 특검법안이 통과되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며 “민주당이 제출한 특검법이 통과될 땐 더 큰 재앙이 오기 때문에, 최악이 아니면 차악이라도 선택하자는 고육지책으로 이 법안을 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으로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수사해 관련자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내란 특검 필요성을 주장하는 당내 목소리를 잠재우고 야당안 통과를 저지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번주 안에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법안 발의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구체화한 안을 발의한다면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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