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금곡동 배다리 헌책방거리. 손님 맞을 채비를 하던 대흥이발관 이발사 유병두(79)씨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최근 들어 갑자기 임대료가 올라, 주변 시세대로라면 (재계약은) 어려울 것 같아요.” 이른바 ‘관트리피케이션’(관+젠트리피케이션) 탓이다.
수십년 토박이 임차상인들 쫓겨나…지원 취지 무색해져 지난달 31일 유병두씨가 대흥이발관 임대차계약 서류를 보고 있다. 이승욱 기자 “손님은 줄어들고 거리에는 사람이 없는데…. 임대료가 5만원 넘게 오르면 버티기 힘들어요.” 지난 3일 오후에 찾은 인천 동구 금곡동 배다리 헌책방거리. 손님 맞을 채비를 하던 대흥이발관 이발사 유병두씨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최근 들어 갑자기 임대료가 올라, 주변 시세대로라면 어려울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점령한 개항장에서 밀려난 조선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인천 배다리거리가 때아닌 임대료 인상 열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몇년 전 텔레비전 드라마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진 곳인데, 관할 자치단체의 구시가지 활성화 사업이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 임대료 지원이 임대료 인상으로 임대료 걱정을 하는 것은 유씨뿐이 아니었다.
배다리거리에서 가죽공방을 운영하다 지난해 5월 동구청 근처로 이사했다는 박금례씨는 “임대료를 월 30만원 내고 있었는데, 집주인이 ‘지원사업에 선정된 사람에게 월 70만원에 내놔야겠다’고 얘기해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청이 외부에서 들어온 사업자에게는 파격적인 지원사업을 하면서 토박이 상인들을 돌보지 않는 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곳은 개발 여력이 없는데도 지원사업 영향을 받아 점포당 대개 15만원 이상 올랐다”고 했다. 이는 인천지역 상업용 부동산 평균 임대가격이 2019년 1분기 ㎡당 8800원에서 2021년 1분기 8300원으로 하락한 흐름과도 대비된다. 구청 “주민이 해결하는 수밖에” 지방정부 지원 사업이 토박이 임차인을 내쫓는 ‘관트리피케이션’은 지원 대상인 청년·예술인에게도 달갑지 않다.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쫓겨난 뒤에는 남은 예술인들이 임대료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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