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 앞둔 엄마와 쉰 넘은 딸이 풀어낸 재일 조선인의 삶

대한민국 뉴스 뉴스

구순 앞둔 엄마와 쉰 넘은 딸이 풀어낸 재일 조선인의 삶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OhmyNews_Korea
  • ⏱ Reading Time:
  • 41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0%
  • Publisher: 51%

* 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박수남은 중년이 지나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것도 독립 다큐멘터리 작가다. 공개된 첫 다큐멘터리가 그의 나이 50이 넘어서이니 어지간히 굴곡 많은 인생이다. 딸은 엄마와의 인터뷰와 기록 수집을 통해 이제 곧 구순을 앞둔 주인공을 형상화하기 시작한다. 1단...

박수남은 중년이 지나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것도 독립 다큐멘터리 작가다. 공개된 첫 다큐멘터리가 그의 나이 50이 넘어서이니 어지간히 굴곡 많은 인생이다. 딸은 엄마와의 인터뷰와 기록 수집을 통해 이제 곧 구순을 앞둔 주인공을 형상화하기 시작한다.일제강점기 먹고 살기 위해 일본에서 일하던 부모 슬하에 태어난 박수남은 본인 언급대로라면 '황국 소녀'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자신이 천황 폐하의 신민임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한편 일본어는 한마디도 모르지만, 키가 크고 외모가 수려해 치마저고리를 입으면 그렇게 빛나던 모친과 함께 거리를 다니길 좋아한 딸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날 조선인 혐오를 담아 그들을 향해 일본인이 던진 돌은 이 '황국 소녀'에게 영문을 알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대체 왜 같은 일본인인 우리를 차별하는 걸까.

하지만 조총련은 재일동포의 흉악범죄가 일본 정부의 표적이 된다는 판단 아래, 박수남에게 지원 활동을 중단하도록 종용한다. 부끄러운 조선인과 엮이지 말라는 경고다. 그러나 그는 이진우의 삶은 조선인으로 정체성을 가질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차별에 직면했기 때문이므로 조선인 사회가 힘써 구명과 갱생에 나서야 한다는 소신을 거두지 않았다. 그 결과 직장을 잃는다. 당시 많은 재일동포들이 호구지책으로 삼던 고깃집을 운영하며 프리랜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의 작업은 본인의 재일조선인 정체성을 놓지 않은 평생의 삶, 자신의 부모세대부터 자녀세대에 이르기까지 공유하는 차별과 혐오에 직면한 피해자의 역사, 그리고 미래 협력과 교류를 위해 짚어야 할 숙제가 삼위일체처럼 거대한 순환으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가해자의 역사, 지배자의 역사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역사이자 피압박 민중의 역사로 기억을 재구성한다. 한 인간이 수행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과제다. 하지만 박수남의 탁월함은 남들이 도전하기 꺼리는 소재에 천착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서술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이해의 결과가 이기에 특별해진다.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한국 지도층 공식 입장과 달리 20대 시절 박수남에게 조총련 간부가 강권하던 것처럼, 자랑스럽지 않은 기록과 개인은 덮는 행태는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조선 기득권층이 '화냥년'으로 피해자를 매도한 것과 다를 바 없는 현실이다. 민족의 수치, 조선인답지 않은 찌꺼기 취급을 받으며 희생자들은 침묵을 강요당했다. 박수남의 카메라가 그들과 접속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OhmyNews_Korea /  🏆 16.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 CEO·6선 의원…'MB 형님' 이상득, 영욕의 정치역정대기업 CEO·6선 의원…'MB 형님' 이상득, 영욕의 정치역정(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구순(九旬)을 앞두고 23일 타계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모두 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현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매경포럼] '문학, 인간을 잇는 실'[매경포럼] '문학, 인간을 잇는 실'노벨상 작가 한강의 말처럼이념·나이·빈부 넘어서타인의 삶 품는 힘으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잘 자려진 제사 사진, 구순 아버지는 경건해졌다잘 자려진 제사 사진, 구순 아버지는 경건해졌다'새처럼 저기 고향에 마음대로 날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10월 24일 강화평화전망대에서 강 건너 손에 쥘 듯 가까운 이북 개풍군을 바라보는 실향민들의 탄식이다. 비록 현장에 가지 못했지만 아버지 심정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과연 실향민들에게 고향은 어떤 의미일까.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여는 '실향...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매경포럼] 전망 비웃는 북·러밀착 어디까지[매경포럼] 전망 비웃는 북·러밀착 어디까지또 예상 넘은 북한군 파병파장놓고 안일한 전망 안돼자주국방 못하는 우크라에살상무기 지원도 신중해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마트 재계11위, 신세계 26위…각자도생 시동이마트 재계11위, 신세계 26위…각자도생 시동신세계그룹 계열분리 공식화1970년후 출생 女기업인중정유경, 첫 대기업 회장 올라삼성家 딸이 물려받은신세계百 다시 딸에게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작품 평가액만 1조원 훌쩍…‘이 남자’ 삶 다룬 뮤지컬·책 쏟아지는 이유는작품 평가액만 1조원 훌쩍…‘이 남자’ 삶 다룬 뮤지컬·책 쏟아지는 이유는동생과 편지 풀어낸 뮤지컬 37년 짧았던 생의 내면 조명 지난달 관련 서적 3권 출간 TV서도 다큐멘터리 줄이어 ‘작품값 1조’ 전시회 곧 시작 엄선된 명작들에 시선 집중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13 05: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