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저기 고향에 마음대로 날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10월 24일 강화평화전망대에서 강 건너 손에 쥘 듯 가까운 이북 개풍군을 바라보는 실향민들의 탄식이다. 비록 현장에 가지 못했지만 아버지 심정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과연 실향민들에게 고향은 어떤 의미일까.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여는 '실향...
비록 현장에 가지 못했지만 아버지 심정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과연 실향민들에게 고향은 어떤 의미일까.해마다 음력 10월 상달 전후에는 인천 강화에서 실향민과 그들 가족들이 모여 망향제를 연다. 10월 상달은 1년 중 조상에게 햇곡식을 바치기 가장 좋은 달이라는 뜻이다.이맘때 열리는 망향제를 구순을 훨씬 넘긴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올해는 누가 행사를 준비하고 참석하는지 꼬치꼬치 물어보신다. 순수한 애향심의 표현이다.개풍군이 고향인 아버지는 평생을 고향을 위해 헌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향사람을 위한 봉사는 아버지에게 설레는 일이었다. 아버지는 고향 모임과 행사라면 앞장섰다. 봄가을로 열리는 주말행사에도 빠지는 법이 없었다. 실향민 모임에 갔다 불콰한 얼굴로 오시는 아버지 얼굴이 기억난다. 외로움과 슬픔을 술로 달랬던 것이다.
아버지는 고향 어르신들을 부모로 여겼다. 그 어르신들은 내게 조부모나 다름없었다. 아버지가 면민회와 군민회에서 고향사람을 만나고 반가워하는 모습은 경이로운 장면이었다. 생전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가족보다 고향사람을 더 챙긴다고 불평했을 정도다.아버지는 이렇게 수십 년을 고향과 실향민을 위해 살아오셨다. 전후 실향민은 수백만 명을 헤아리지만 아버지처럼 고향을 애타게 그리는 실향민은 흔치 않다.하지만 아버지는 실향민들의 자부심과 유대를 강조했다. 같은 고향이면 누구든 도우려고 노력했다.신기하게도 아버지가 하던 애향활동이 대를 이었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아버지를 따라 돕다가 나중에는 내가 그 활동을 맡았다.백세를 바라보는 아버지는 망향제에 가고 싶어도 몸이 성치 않다. 회한이 깊어질까 내가 외출을 돕지만 아버지는 폐가 될까 포기한다. 대신 찬조금만 보내는 편이다.다행히 망향제에 참석한 몇 분들이 저간의 소식과 동정을 아버지에게 카톡으로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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