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 동상은 이제 그만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뉴스

광화문 광장에 동상은 이제 그만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광화문광화문 광장세종대왕 동상
  • 📰 joongangilbo
  • ⏱ Reading Time:
  • 59 sec. here
  • 10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55%
  • Publisher: 53%

스미소니언의 기념조형물 재고 움직임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은 '이 작품은 미국 수도의 중심부에 눈에 띄게 배치되어 매년 내셔널 몰을 방문하는 2500만 명의 방문객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념조형물의 역할을 재고해 보려는 세계적인 움직임과 딱 들어맞는다'고 했다. 아마도 오 시장은 ‘왜 대한민국 수도의 중심 광장에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기념조형물은 없고 조선 시대 위인들의 동상밖에 없는가’라는 여러 사람의 문제 제기를 염두에 두고 태극기 게양대를 계획했을 것이다.

어제까지 한 달간 서울시의 ‘ 광화문 광장 국가상징공간’ 시민 아이디어 공모가 있었다.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논란이 되자 다양한 시민 제안을 받아보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참고할 해외 사례로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 모뉴먼트 등 5개를 제시했다. 내셔널 몰은 국회의사당에서 링컨기념관까지 동서로 2㎞ 이상 뻗어 있는 기다란 공원이다.

왜 기념조형물의 역할이 재고되는가? 장대한 역사 속에서 특정 인물과 사건을 골라 기념하는 것에는 특정한 시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으며, 한때 당연하다고 생각되던 시각도 누가 새로이 권력을 갖고 사회의 분위기를 주도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념조형물을 세우는 것에 점점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념조형물을 무거운 동상이나 기념비처럼 영구적 재질과 옮기기 힘든 구조로 만들 필요가 과연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나오고 있다. 아마도 오 시장은 ‘왜 대한민국 수도의 중심 광장에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기념조형물은 없고 조선 시대 위인들의 동상밖에 없는가’라는 여러 사람의 문제 제기를 염두에 두고 태극기 게양대를 계획했을 것이다. 그 문제의식 자체는 옳은 것이다. 다만 이제는 스미소니언 미술관의 말마따나 “기념조형물의 역할을 재고해 보려는 세계적인 움직임”은 물론 시민들의 높아진 미의식을 감안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좋은 결정을 위해서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는 한편, 오 시장의 과거 2006~2011년 임기 때 건립된 기념조형물들이 성공적으로 기능하고 있는지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해보고 새 기념조형물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2009년에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거대한 세종대왕상을 포함해서 말이다.

일단 동상은 본래 한국의 전통도 아니기 때문에 민족주의적 명분으로 동상을 고집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어떤 사람이나 일을 기리고자 할 때 한국의 전통은 비석이나 홍문을 세워 추상적으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세종대왕을 그의 인물 동상이 아닌 훈민정음에 대한 추상적 현대미술로 기리면 안 되는가?한국에서 동상 건립 붐이 일어난 것은 1960~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서구화와 민족주의 고취를 동시에 진행하면서였다. 정부 산하에 ‘애국선열조상 건립위원회’가 생겨 한국의 주요 역사 인물의 동상을 여기저기에 세웠는데, 유럽 전통을 따라서 높다란 돌 받침대에 영웅적인 모습의 브론즈 입상과 기마상으로 만들어 세웠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바로 이 프로젝트의 산물로서 1968년에 세워졌다. 이 동상은 ‘서구 모방과 강력한 민족주의의 결합’이라는 한국 근대화의 과도기적 모습을 대변하므로 역사가 겹겹이 얹힌 광화문 광장에 한 시대의 상징으로 계속 서 있을 필요가 있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joongangilbo /  🏆 11. in KR

광화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기념조형물 재고 기념조형물 세종대왕상 스미소니언 국기게양대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힐빌리의 노래’와 ‘개천 용’의 꿈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힐빌리의 노래’와 ‘개천 용’의 꿈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문제는 사회 탓이며 정부 정책을 통해 바꿔야 한다’는 것이 좌파적 입장이라면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각성과 노력으로 상황을 일단 돌파할 필요가 있으며 여기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가족과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우파적 견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트럼프 재임 동안 우호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는데, 트럼프가 ‘자신이 잘 몰랐던 정치의 부패함에 균열을 내는 인물’이며 ‘자신이 염려하는 사람들(백인 서민)에게 그나마 와 닿을 수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개천 용을 꿈꿀 수 있고 개천 용이 많은 사회’야말로 우파가 내세울 점이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오늘 사랑했던 사람 잃었다”…이재명 최측근 양문석, 정봉주에 ‘사죄’ 요구“오늘 사랑했던 사람 잃었다”…이재명 최측근 양문석, 정봉주에 ‘사죄’ 요구정봉주 “이재명팔이 무리들 뿌리 뽑겠다” 전현희, 李 팬카페에 “당내 내부총질 그만” 양문석 “정봉주 당원들께 사죄하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안세영 주장 반박한 배드민턴협회 “무리한 출전 요구 없었다”안세영 주장 반박한 배드민턴협회 “무리한 출전 요구 없었다”전담 트레이너 파리행 무산 이유도 “트레이너가 ‘그만두겠다’ 요구했고 안세영도 ‘그만 같이했으면 좋겠다’ 말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염재호 칼럼] 경쟁 사회의 교육과 공존 사회의 교육[염재호 칼럼] 경쟁 사회의 교육과 공존 사회의 교육이 베이비부머들은 치열한 경쟁 사회의 교육을 받아 국가 주관 객관식 시험성적만으로 전국에서 자신의 등수가 매겨지는 사회를 살았다. 반면에 우리 국회를 보면 경쟁 사회의 교육만으로 지도자가 된 정치 리더들이 얼마나 공존 사회의 가치를 망각하고 행동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이제 형식지로 정답만 찾는 경쟁 사회 교육의 유산은 거두어야 한다. - 염재호 칼럼,사회,경쟁 사회,사회적 인정,사회 지도층,일류대학,객관식 문제,베이비부머,공존 사회,예나 플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8월 초입인데 올해 열대야일수 열흘 넘어…역대 6위8월 초입인데 올해 열대야일수 열흘 넘어…역대 6위(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이제 8월에 막 접어들었는데 올해 여름 열대야일수가 10일을 넘어서며 역대 6위를 기록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회 | 연합뉴스사회 | 연합뉴스사회 | 다문화 실시간 전체기사입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14 20:4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