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난개발에 먹이를 던져주지 않는 여행법 오버투어리즘 유성용
고산병으로 며칠 고생한 끝에 드디어 히말라야 칸첸중가1) *를 마주했습니다. 텅 빈 아침, 산정 위 타르초2) *들만 바람에 펄럭이고 사방이 고요합니다. 도대체 뭘까요? 생명도 없이 차갑게 얼어붙은 저 만년 설산이 왜 이리 사람의 마음을 자꾸만 격양시킬까요. 그리고 이곳이 신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하지만 여행이 상품이 된 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관광지들은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차이를 소리 높여 과장합니다. 작은 차이도 상품이 된다는 것은 소비문화의 큰 가르침 아니던가요. 한 장소가 품고 있던 삶의 내용들이 대부분 사라진 관광지에서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길어올 수가 있을까요. 요즘은 생활에 비해 여행이 너무 크게 인플레이션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여행이 거대하게 부풀어서 현지의 삶을 다 집어삼켰는지 유명 관광지에 가보면 방대한 공해처럼 여행의 아우성만 가득합니다. 여행은 오히려 아직은 알 수 없는 낯선 것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지요. 시스템의 여러 규율 속에서 분열된 나의 감수성을 다시금 모아보는 시간입니다. 이런저런 여행경비를 지불한다지만, 그렇다고 이 새로운 장소를 내가 소비하러 온 것은 아닙니다. 소비라기보다 오히려 조심스레 깃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미 좋은 것들이 잘 갖춰진 곳으로 그저 쉬러 가고 싶을 만큼 우리의 일상은 피곤하지만, 그 어느 곳도 감히 나의 피로를 쓰레기처럼 버리고 올 곳은 없습니다.
즐거움과 편안한 휴식이 있다고 당신을 초대한다면 조심하세요. 어쩌면 그곳은 늪이랍니다. 여행자는 가이드라인을 따라 어떤 장소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행지를 발굴하는 이들이지요. 구매 선동만 가득한 관광지를 멀리하고 현지인들의 삶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발굴하는 일이야말로 여행의 큰 즐거움입니다. 여행은 나를 위해 떠나지만, 뜻밖에도 내가 원하는 것들을 가장 줄일 때라야 나의 바깥에서 새로운 생기를 얻습니다. 누구나 이 생활의 바깥에 자신이 관여된 자리 하나쯤 마련해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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