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 쓰레기통 직행하던 의상,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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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유혜성(27·가명)씨의 집 한편에는 정체 모를 물건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조선 시대 사또 모자, 타자기, 뾰족한 보석이 여럿 달린 왕관 그리고 유럽 중세 귀족이 입었을 만한 망토도 옷걸이에 걸려 있습니다. 모두 그가 공연할 때 썼던 소품과 의상입니다. 평소에 쓸데가 있어서 모아둔 건 아닙니다. 그저 언젠가 다른 공연에서 쓸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우리는 하루에 약 1㎏에 달하는 쓰레기를 버립니다. 분리배출을 잘해야 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지만, 쓰레기통에 넣는다고 쓰레기가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버리는 폐기물은 어떤 경로로 처리되고, 또 어떻게 재활용될까요. 쓰레기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연극배우 유혜성씨의 집 한편에는 정체 모를 물건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조선 시대 사또 모자, 타자기, 뾰족한 보석이 여럿 달린 왕관 그리고 유럽 중세 귀족이 입었을 만한 망토도 옷걸이에 걸려 있습니다. 모두 그가 공연할 때 썼던 소품과 의상입니다.

하지만 무대를 채웠던 거의 모든 것은 공연이 끝난 뒤 갈 곳을 잃게 됩니다. 배우들의 화려한 조력자였던 소품과 의상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해야 할 처지가 되죠. 보관할 장소도, 다시 쓰일 거란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공연 중 다소 훼손됐다면 버려도 덜 아깝겠죠. 하지만 멀쩡한 소품과 의상도 대부분 폐기된다고 합니다. 그나마 대규모 극단은 자체 창고를 마련해 공연 물품 재사용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립극단은 공연이 끝나면 소품 가운데 파손품, 종이 재질 등 20~30%만 버리고 전량 보관한다고 합니다. 의상 또한 전부 창고에 보관했다가 적절히 수선해 재활용하는데, 의상 제작비가 만만치 않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공연 소품과 의상을 보관하는데요. 재공연이라면 보관 물품 대부분을 재사용할 수 있지만 새로운 작품이라면 재사용률이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작품에 맞춰 소품 대부분을 새로 제작하기 때문입니다.

리스테이지서울은 공연 소품을 보관하고 예술인들이 서로 빌려 쓸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은 현재 서울 성수동에 있는 창고에 의류·소품 3,000여 점을 모아두고 원가의 5% 미만 수수료를 받고 대여하고 있습니다.를 통해 대여도 가능하죠. 수수료는 보관 및 수선 비용으로 씁니다. 물품 중에는 재단에서 수집한 것도 있지만, 예술인 개인이나 극단이 보관을 위탁한 것도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시범운영 이후 461점이 대여·위탁됐다고 해요. 극단은 물론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예비 배우들도 이곳을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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