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이룰 수 없는 그녀의 버킷리스트 '멋진 할머니 되기' 김단이씨 전주_합동_분향소 이태원_참사_희생자 이주연 기자
혼자 여행가기는 해봤지만, 유럽 여행은 못 가봤다. 남동생 용돈 주기는 해봤지만, 엄마·아빠 여행보내주기는 못했다. 버킷리스트 1번으로 적었던 '모아이 석상보기', 5번으로 적었던 '엄마 명품백 사주기'에도 완료∨ 표시를 남기지 못했다.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는 김단이씨는 '내 이름으로 된 책 내보기, 출판사 관련 일해보기'를 바랐지만 이루지 못했다. 무사히 서른 혹은 마흔을 맞았다면 끝내 해냈을지 모를 바람들이었다.
엄마는 휴대폰에 단이씨를 '우리 공주'라 저장해뒀다. 엄마는 '더더더'를 말했다."예쁜 거 더 많이 사주고, 용돈도 더 많이 주고, 더 많이 안아 주고, 더 사랑한다고 얘기해줄 걸..." 하는 후회다. "1년 전부터인가 갑자기 전화가 오더라고요. 처음엔 뭔 일 생겼나 하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근데 '밥 먹었어?', '밥 잘 챙겨드셔' 이러는 거예요. '우리 딸 철 많이 들었네' 했어요, 내색은 안 했지만." 친구들의 발길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친구들은 전라북도 정읍에 있는 단이 봉안당에 갔다가 부안에 계신 부모님을 뵙고 돌아갔다.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을 보내왔다. 지난 3월에는 단이씨 남동생 생일까지 챙겨줬다.단이씨와 대학시절 내내 같은 하숙집에서 지냈다는 김이슬씨는"단이가 우리한테 한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단이가 눈을 감는 순간에 말을 할 수 있었다면 가족을 부탁했을 거 같아서,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한 일"이라며"단이 가족을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챙기게 된다"고 했다.
"2022년 새해가 될 때, 저희 집에 다 모였어요. 케이크에 단이가 '가장 행복할 스물여섯에게'라고 남기자고 해서, 그렇게 케이크도 맞추고 각자 소원도 말했어요. 단이는 '새해에도 행복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소박하게 소원을 빌었어요. 서로 예쁜 사진도 하나씩 남겨주었는데, 그날 찍은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됐네요... 시간이 흐른다고 잔잔해지는 게 아니라 고통이 깊어져요. 더 그립고 더 보고 싶어요. 단이 말투, 행동을 까먹을까 봐 의식적으로 더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이슬씨는 단이씨 엄마에게도"단이는 엄마가 힘들어하는 걸 너무 속상해했다"고 말씀드렸다. 그 말을 곱씹으며 엄마도 스스로를 다잡았다."걱정 끼치지 말아야지"싶어, 엄마는 단이씨 사고 나고 일주일 만에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하다 조금의 여유만 생겨도 울컥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언론 피하기 바빴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귀국민주당 대책위 “검증 없는 시찰 관광으로 국민 안전 지킬 수 없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틈만 나면 '미친 XX'... 그 20대 병사는 왜 괴롭힘 당했나틈만 나면 '미친 XX'... 그 20대 병사는 왜 괴롭힘 당했나 FIGHTING_CHANCE 파이팅챈스 변상철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일본자위대 욱일기 달고 부산 입항, 묵과할 수 없는 중대사태''일본자위대 욱일기 달고 부산 입항, 묵과할 수 없는 중대사태' 욱일기 윤성효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영아 돌연사 증후군 원인은 '생물학적 이상' 가능성'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미국 연구진이 건강해 보이는 영아가 첫돌이 되기 전에 갑자기 사망하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의 원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장소희 작가, '뻔한 MZ 말고, 펀한 MZ 되기' 출간장소희 작가, '뻔한 MZ 말고, 펀한 MZ 되기' 출간 장소희 뻔한MZ말고펀한MZ되기 장재완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어르신들이 가방에 돌멩이를 넣고 다니는 이유어르신들이 가방에 돌멩이를 넣고 다니는 이유 어르신 허리 건강 용인시민신문 함승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