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금호강 안심습지에서 달성습지까지 돌아보니
지난 1일 금호강 일대를 돌아봤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금호강을 찾아온 겨울 철새들의 동정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새봄이 찾아오면 이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이들의 도래 현황을 파악해볼 필요도 있었다.금호강 대구 구간의 시작점인 안심습지부터 금호강이 낙동강과 만나는 합수부가 있는 달성군 죽곡리까지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돌아봤다. 금호강을 전체적으로 다 돌아보니 이 겨울 금호강은 겨울 철새들의 왕국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앞으로 고니들이 우아한 자태로 유영하며 지나갔다. 그것 또한 한 폭의 그림이었다. 그런데 새들의 우아한 자태를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들이 눈에 띄었다. 안심습지 주변에선 인간들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목격되는데, 바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다. 이날은 수놈 수리부엉이 '팔이'의 모습만 확인할 수 있었다. 암놈 '현이'는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팔이가 앉아 있는 곳이 특이했다. 주로 팔현습지 하식애 중앙의 나무 둥치 옆에 마치 뱀이 또아리를 뜬 것처럼 앉아 있는데, 이날은 하식애 바위 틈에서 자라 나온 특이한 나무의 가지에 앉아 잠을 청하고 있었다. 잠을 청하는 수리부엉이 수컷 '팔이' 앞에서 까치 한 마리가 알짱거린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딱 그 모습이다. 그 모습을 뒤로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곳곳에 수리부엉이에 당한 흔적들이다. 새털만 수북한 곳이 있는가 하면 물닭의 다리만 남은 곳도 있다. 이곳이야말로 바로 야생의 영역이란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입지상 각종 겨울 철새들이 찾아와 쉴 만한 곳이지만 새들의 흔적은 많지 않다. 비오리 20여 개체와 그 상류에서 본 큰고니 몇 마리가 전부다. 데크길 산책로가 없었더라면 이곳은 비오리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1000여 개체뿐이라는 멸종위기종 1급 호사비오리가 내려와 쉴 만한 곳으로 보였다.입지적으로 생태적 온전성이 살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이 공간에 대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단 말인가. 이런 사업들도 환경영향평가란 것을 다 거쳤을 것이다. 환경부가 환경부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단 사실을 또 한번 확인하게 된다.무태보 상류는 거대한 호수와 같은 모습이고, 그 하류는 잘 발달된 습지의 형태다. 당연히 철새들은 그 하류에 빼곡히 앉아 있다. 강 가운데뿐 아니라 고무로 된 수중보 위에도 많은 개체가 앉아 쉬고 있다. 힘찬 물질을 마치고 뭍으로 나와 쉬어야 하는데 그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수중보 위에 앉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체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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