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도시 수원, 그 시작에 수원역이 있었다 수원_화성 로데오거리_역전시장_매산시장 매산로_팔달문 수원역_경부선 결절점_마디 이영천 기자
역은 마치 터줏대감 같았다. 1905년 경부선과 함께 탄생하였으니, 120여 년간 수원의 성쇠를 지켜본 셈이다. 그동안 변화를 거듭해 철로가 십자로 분기·교차하며 KTX와 도시철도, 민자역사와 환승시설을 품은 거대한 역으로 성장했다.
결절점으로 사람과 재화가 모이고 흩어진다. 그 과정 자체가 도시 활동이고, 이런 활동의 빈도를 바탕으로 도시 공간은 변화하며 성장동력을 얻게 된다. 이를 우리는 그간 '근대화'라 여겨왔다. 산업혁명 이후 성장한 근대도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외 없이 이런 과정을 밟아왔다.수원은 화성이 모태다. 1924년 지도를 보면 화성을 중심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원역과 남문시장을 잇는 '매산로' 주변에도 도시화 초기에 진입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수원역을 중심에 두고 매산동과 교동은 물론 세류동과 고등동, 화서동으로 도시가 급속히 팽창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가 수원 동쪽으로 지나고, 1976년 국도 1호선을 경수산업도로라 부르며 선형을 개량하고 폭을 넓힌다. 같은 해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수원역까지 운행한다.이러한 제반 교통시설의 발달로 수원은 거대도시로 성장할 동력을 얻는다. 1949년 시 승격 당시 5.3만 인구가 2019년 기준 123만으로, 면적은 약 30㎢에서 121㎢로 확대되었다. 이 모든 것의 시작과 중심에 강압적 근대화 물결을 타고 온 수원역이 있었다.우리나라 철도역 앞 공간구성은 유사한 경향성을 띤다. 일제는 군사적인 활용도가 높다는 이유로 주요 거점 역 앞에 넓은 광장을 두었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반원으로 방사형 도로망이 뻗어나간다. 이런 영향으로 철도역 앞 공간에 사람과 물류가 자연스럽게 몰려들었다.재화가 모이는 곳에 시장이 섰다.
하지만 수원역 앞이라는 단위 공간이 모두 그런 건 아니었다. 독버섯 같은 집창촌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젊은이 거리는 인접한 집창촌과 오랜 시간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60여 년이다. 집창촌이 자리한 시간이다. 2021년에서야 꼬리를 감췄다. 자진 폐업이란 명분이라지만, 특유의 풍선효과로 더욱 음성화하거나 다른 지방으로 이주했을 개연성이 높다. 도시 공간엔 탐욕적 개발과 안온한 삶을 지키려는 보존이 끊임없이 경쟁한다. 정치인을 비롯한 토건족은, 욕망을 자극해 끊임없이 철거재개발을 노린다. 수원역을 비롯한 구시가지 일원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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