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고 알게 된 세상] 나만의 기쁨 자주 느끼기
옛날이 그리우면 나이가 든 걸까? 아니면 지금이 별로라서? 꼭 그렇지는 않다. 옛날을 떠올릴 때면 슬그머니 올라가는 입꼬리와 살짝 내려가는 눈꼬리의 어우러짐 속에 숨어 있는 '좋은 느낌'은 아무 때나 좋은 거고 그게 행복이기도 하니까.
행복은 '좋은 느낌'이 주는 감정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이란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아마도 아리스토텔레스가 행복은 '최고선'이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우리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한 것을 배우고 들으면서 자랐기 때문인 듯도 하고, 행복은 왠지 고귀하고 가치 있는 인간 감정이어야 할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인 것도 같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란 동물의 삶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최근 몇백 년 동안 너무도 급속하게 변했는데, 이것은 우리 인간이란 생명체에 영향을 준 것이지 유전자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설령 영향이 있었더라도 유전자가 이에 맞게 진화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과도한 경쟁과 인터넷 등 각종 SNS는 유전자가 설계한 것과는 무척 다른 방향으로 우리 뇌를 자극하고 있다. 획일화된 좋은 느낌, 내가 좋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좋아해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거라서, 심지어는 남에게 자랑할 수 있어서도 좋은 느낌이란 착각이 든다. 유전자는 몸도, 능력도 성격도 다르게 만들었는데 어떻게 똑같은 것에서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것들은 좋은 느낌이란 탈을 쓴 부러움과 시기심 그리고 욕심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덩크슛을 할 수 있는 키로 자라고 싶은 노력은 진작 포기했다. 그래도 조금도 불행하지 않다. 행복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행복해지려는 목적은 덧없는 것이다. 그냥 지금의 내게서 '좋은 느낌'을 찾고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행복한 거다. 1등을 하고, 부자가 되고, 대통령이 된다 해도 그건 그때의 '좋은 느낌'이지 그것으로 행복한 건 아니다. 어쩌면 오히려 그 과정에서 느낀 고통이 더 클 수도 있다.
결국 난 행복할 수도 있고 그냥 우울하고 불행할 수도 있다. 에서 말했듯이 나쁜 느낌과 좋은 느낌은 서로 다른 수도꼭지에서 나온다. 나쁜 느낌이 줄어들어야 좋은 느낌이 늘어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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