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재난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면서 가정용 비상용품을 구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에 사는 30대 최모씨는 오는 7월 자녀 돌잔치에 참석하는 직계 가족에게 답례품으로 ‘생존배낭’을 줄 계획이다. 최근 튀르키예ㆍ시리아 강진 사태 등 세계적 재난을 연이어 접하면서 구급용품의 필요성을 절감한 탓이다. 최씨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 마스크 대란 사태도 그렇고,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손전등, 우비, 담요 등 재난 시 꼭 필요한 물품을 중심으로 생존배낭을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상이 된 대형 재난..."내 몸 내가 챙기자"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대형 재난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동해안 산불, 수도권 일대 폭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튀르키예ㆍ시리아 지진까지, 시민들은 불과 1년 사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대규모 재난을 맞닥뜨려야 했다.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감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면서 가정용 비상용품을 하나둘 구비해가며 차분하게 미래의 재난에 대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자발적 재난 대비의 ‘원픽’은 역시 생존배낭이다. 지진 등 대형재난 발생 후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 정도를 혼자 버틸 수 있게 비상 식량과 생수, 손전등 등이 들어있는 가방이다. 한국도 2016년 경북 경주와 2017년 포항 지진을 계기로 10~30여 개의 물품 및 배낭을 한꺼번에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이 보편화했다.
요즘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개별 용품을 구매해 ‘나만의 생존배낭’을 꾸리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경기 용인시에 사는 유모씨는 “고양이를 기르고 있어 이동형 케이지에 각종 구급용품을 비치했고, 긴급한 상황에 여차하면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게 사료도 넉넉히 담아뒀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박모씨는 “위기가 닥쳤을 때 오염된 물을 걸러 마실 수 있도록 필터가 내장된 휴대용 정수 빨대를 구입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비상용 은박 담요’를 파는 온라인 사이트에도 “재난 대비용으로 산다”, “혹시 모를 비상 상황을 준비하기 위해 구매했다”는 후기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그렇다면 생존배낭은 어떻게 꾸리는 게 효과적일까.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장은 “몸무게 10% 선에서 꼭 필요한 용품만 챙기라”고 추천한다. 재난 상황에서는 좁은 곳을 기어다니거나, 각종 위험을 피해 뛰어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아 너무 크고 무거운 생존가방은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값비싼 외국제품을 살 필요도 없다. 차라리 그 돈이면 저가 할인점에서 같은 종류의 제품을 여러 개 사서 집과 직장, 자동차 등에 배낭을 분산 배치하는 편이 낫다. 우 소장은 “물과 간편식, 담요 등 보온용품, 상비약 등 구급용품은 필수”라며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영남지역에 거주한다면 안전모와 휴대용 쇠지렛대를 추가로 구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0 0 공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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