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4월, 함께 함께 가는 길... 권정생 작가의 를 읽고
'함께'라는 말처럼 좋으면서도 서글픈 말이 있을까. 권정생의 시 '길로 길로 가다가' 마지막 연에서는 '함께'가 두 번씩 반복된다. 다른 시대, 다른 삶을 살았지만 글을 쓴 권정생의 함께와 그림을 그린 한병호의 함께는 다르지 않다. 이 글을 쓰는 나의 함께도, 이 글을 읽는 당신의 함께도 아마 다르지 않으리라.그림책"길로 길로 가다가"는 다양한 내용으로 전승되고 있는 전래 동요 '길로 길로 가다가'를 각색한 권정생의 시에 도깨비 작가로 불리는 한병호의 그림이 더해진 작품이다. 글쓰기 모임에서 권정생을 추모하는 의미로 읽었던 여러 작품들 가운데 특히 인상적이었다. 시그림책이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크게 기억에 남는 편들이 없는데 이 책은 덮은 다음 오래 지나서도 장면이 생각나고 시구가 입안에서 맴돈다.
담배 연기가 최루탄 연기에 눈이 따가워지는 걸 막아준다나 어쩐다나. 입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웃지 못했다. 함께 걷고 뛰며 구호를 외치던 거리의 사람들, 나만큼이나 어려 보이던 슬픈 눈빛의 전경들이 흑백영화 속 한 장면처럼 흘러갔다. 함께여서 좋았고 함께여서 서글펐던 그 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2만여 노동자와 실업자, 대학생, 시민들이 연대했던 메이데이 집회는 '폭력 시위'란 이름으로 저녁 뉴스를 장식했다. 청년 실업 사태에 울분을 토하는 대학생들과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폭력으로 막아선 건 집권 첫해 김대중 정부였다.한 시절을 함께 했던 선배들과 친구들은 이제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금방이라도 달라질 것만 같았던 세상이 여전한듯 보이는 것처럼, 사회 속으로 흩어진 우리들은 원래 그렇게 살았던 것처럼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尹 “어르신 위한 민간임대주택 실버스테이 도입”동작감지기 설치, 단차 없애고 노인돌봄서비스 제공되는 주택 9~12인 함께 돌보는 유닛케어 도입 미등록 경로당 양성화·비용지원 65세 이상 노인 일자리 확대 “대한민국 위대한 역사 성취한 어르신들 잘 모실 것”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한동훈 '조국 감옥 가면 운동한다? 수기랍시고 책 팔아먹을 것'2일 충남 아산 유세서도 '이조심판' 강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보수 결집 호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60대에 읽은 |마흔에 읽는 니체|잘 살고 있냐는 친구의 문자에 생각 없이 "그~럼"이라고 답하는 나. 정말 잘 살고 있는 있는지 자문해 본다. 서평가이자 강연가인 세렌디피티 인문학 연구소 장재형 대표의 2022년 출간 작품 <마흔에 읽는 니체>는 60대가 된 내게 또 다른 삶의 지표로 다가왔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을 위한 행운의 별이 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녹색정의당-화섬식품·금속·보건의료노조, 녹색정의당 투표 호소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 "파리바게뜨 노동자들 곁에서 끝까지 같이 싸운 정당"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나도 잘 몰라, 근데 이게 잘 나간대”…소문 듣고 ‘잡코인’ 베팅, 하락률 비트코인 10배잡코인 좋아하는 한국 코인 개미 거래대금 비트코인보다 10배 커 하락장때 해외보다 큰 손실 우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노안 온 50대 아빠가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는 방법[50대 아빠 두 꼬맹이 양육기③] 인형 같은 손톱 깎을 땐 오히려 안경 벗어야 잘 보이네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