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못하는 게 뭐예요?'

현재진행형인 멋지게 늙어가기

새로 초등부 과정을 시작한 L 마을 학교엔 손녀를 돌보는 최 학생이 있다. 손녀를 유치원에 보내고 오기 때문에 항상 공부 시작 10분 후 도착하는 학생이다.

태어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누구나 안다. 어느 시대에 태어났는지, 어떤 부모를 만나는지가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살아가며 알게 된다.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온 할머니의 삶이다. 일곱 살 손녀는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살며 자신 입장에서 바라본 할머니 모습에 대하여 느낀 대로 표현한 것일 뿐이다. 딱지 떨어지면 새살이 돋아나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계속 딱지가 붙어 있을 수밖에 없는 분들. 딱지 떨어진 자리에 새살이 돋아나 그 자리에 다시는 피가 나지 못하게 아물도록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 생각돼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문해교육을 하는 것이다. 이 일을 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나는 양쪽 부모님을 보면서 노후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일찍부터 계획을 세워놓았다. 또 각 마을 학교에서 어르신 학생들 수업을 하면서 노후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분명해졌다. 모든 부모는 자신의 온갖 것을 갈아 자식들을 키우고 뒷바라지한다. 먹는 것, 입는 것, 모든 것을 자신들에게는 아끼며 자식들을 위해서 바친다.

애들 할머니, 무엇을 하던 자식이 늘 함께 해야 했다. 자식은 대한민국에서 둘째라면 서운할 일등 효자였다. 한잠 자고 있는 새벽 두 시에 당장 오라고 부르면 즉시 달려가는 아들. 무슨 요구를 해도 '예' 하고 곧바로 실행하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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