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01.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오. 아직 할 일이 남았기 때문에 온 것이오.' 동일한 대상이나 소재를 영화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전작의 그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다. 해당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경우나 다양한 ...
동일한 대상이나 소재를 영화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전작의 그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다. 해당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경우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활용돼 온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만국공법을 지켜야 한다는 까닭으로 전쟁 포로였던 일본군 소좌 모리 다쓰오를 풀어주며 내분의 씨앗을 낳는 첫 전투신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그림을 완성해 내고자 한다. 조총과 소총, 대포와 같은 폭약의 전투가 아닌 진흙탕 속에서 벌어지는 원시적이고도 참혹한 육탄전이다. 여기에는 하나의 근거가 더 있다. 거사 5일 전, 전후에 놓인 두 개의 장면이다. 이전의 장면에서는 김상현과 우덕순이 내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장면에서 영화는 누구인지 확정하지는 않지만, 둘 중 하나가 밀정임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어떤 누구도 극 중 인물의 개인적인 면모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인물 각자가 갖는 설득력과 힘 자체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영화 이 인물을 그려내는 일에, 또 그 인물이 극을 추동시킬 에너지를 완성하는 일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다.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민호 감독은 안중근 의사를 한 인간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말한다. 동지를 잃는 것, 기억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슬픔과 절망의 감정을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경험하는 인물로서 말이다. 그동안의 작품이나 다른 이야기에서는 분명히 감춰져 왔던 면모다.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두 가지 시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화의 톤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한 용도와 갈등의 서사를 비롯한 스파이 장르의 형식적 태를 완성하는 일 외에는 다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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