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링 무비 310]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가 시작되기 전, 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 상태. 초조하고 불안하고 슬픔으로 가득 찬 그 말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한 사람에게로 향한다.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알렉스, 19살 소년이다. 그의 목소리는 미래에 기대어 살아가고자 했던 사람이 그 종착지가 무너지고 난 후에 얼마나 비극적일 수 있는지 암시한다. 그리고 영화는 이 목소리의 발원을 그려내기 위해 세 명의 십 대 청소년을 스크린 앞에 내세운다. 브렌다와 케빈, 그리고 알렉스다.
가장 먼저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브렌다다. 신체의 변화는 부정할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이제 시작되는 변화는 마음에도 파고를 일으킨다. 그 불안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세와 태도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은 다음의 문제다. 알렉스로부터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지금의 방탕한 생활을 멈추겠다는 약속도 받아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어른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 이 문제는 브렌다뿐만이 아닌, 나머지 두 사람까지 포함한 이들 모두의 문제가 되어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야기를 뒤흔드는 근거가 된다.
특히 영화의 중반부에서 등장하는 브렌다와 케빈의 키스신은 로마 곳곳에서 이어지는 수십 차례의 키스 장면을 이어 완성되었다. 이 영상은 그 행위의 순간이 마치 정지된 것 같은, 그 정지된 시공간 속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영원히 박제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브렌다의 곁에 머물고 있는 대상이 알렉스가 아닌 케빈이라는 사실은 이 글의 처음에서 이야기했던 균열의 시작을 이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키워내는 사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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