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를 고국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이들의 마음을 전합니다.\r이순신 임진왜란 문화재 김문경
9만4341점.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 숫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반환작업을 한지 올해로 10년. 많은 문화재가 우리 품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이 지난한 작업 뒤엔 조용히 반환에 일조한 이들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일제강점기 때 사라진 다보탑 돌사자 세 마리가 일본 어디선가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전역을 훑고 다니는 이부터, 발견한 문화재를 고국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마음을 전한다.지난 9일 오후 교토대에서 만난 김문경 교토대 명예교수가 활짝 웃었다. “비과학적인 이야기 같지만 우연은 아닌 것 같다”며 2시간에 걸쳐 공을 들여 설명한 건 ‘대통력’. 대통력은 조선 시대 관에서 금속활자로 찍은 일종의 정부 달력인데, 임진왜란 당시 서애 류성룡이 이 달력을 일기장처럼 사용한 게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이를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으로 부른다. 이 달력 일기장이 최근 일본서 발견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2020년 5월.
집으로 돌아와 기록을 비교했다. 류성룡 연보와 대통력에 기록된 주요 행적이 모조리 일치했다. 소장 중이던 류성룡 도록 필체와도 비교했다. 필적전문 지인이 필체가 같다는 의견을 주면서 이 책이 류성룡 선생의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김 교수는 그길로 국외소재문화재단에 연락을 넣었고, ‘탄환을 맞고 전사했다’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을 기록한 류성룡의 대통력은 그렇게 고국으로 돌아왔다.2005년 충무공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를 일본 고서점상에서 발견해 알린 이도 김 교수다. 경매에 나온 이 책이 알려지면서 국내에 환수 운동이 일었다. 김 교수는 후지스카 치카시 전 경성제국대학교 교수가 수집한 추사 김정희 관련 자료를 모아 교토 고려미술관에 기탁하기도 했다.
임진왜란과의 연결점은 또 있다. 금산 전투에서 의병 700명이 1만5000명의 왜군과 맞서 싸우다 모두 전사했는데, 당시 한 분이 김 교수의 조상으로, 그가 21대손이라고 한다. 김 교수는 이를 놓고 “이번 대통력 반환이 운명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는 “류성룡 종가에서 14권의 대통력을 보유하다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현재 5권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며 “일본 어딘가에서 나머지 대통력이 다시 발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묵묵히 힘쓰는 문화재 지킴이들 김 교수처럼 일본에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국 문화재 수집과 반환에 묵묵히 힘쓰는 이들이 있다. 도쿄에서 고서점을 운영하는 재일동포 김강원 씨는 올해 ‘백자청화김경온묘지’ 등을 직접 사들여 기증했다. 후손들에게 무상으로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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