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저녁 지내십시오＇라더라. 놀라서 ＇이게 무슨 짓이냐＇ 했더니...'\r김대중 선거 TheJoongAngPlus
이제부터는 1인칭 시점으로 그의 육성을 따라가며 삶의 궤적을 좇는다. DJ의 육성 영상 회고록에서 밝힌 생애 전반에 걸친 극적인 장면들을 쫓아간다.
1952년 ‘부산 정치 파동’. 나를 정치에 뛰어들게 한 일생일대의 사건이다. 한국전쟁 와중이던 52년 나는 정치 태풍이 소용돌이치던 부산에 있었다. 임시 수도 부산은 전쟁통에 정치·경제 중심지가 됐다. 전남 목포에서 운영하던 해운사업을 부산으로 옮겨 확장했다. 다섯 척의 배를 보유하고 흥국해운을 설립해 곡물·비료·가마니 등을 실어날랐다.부산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나는 목포에서 어린 시절부터 줄곧 살았다. 43년 목포상고를 졸업한 뒤 일본인이 운영하는 해운회사에서 다니다 해방을 맞았다. 이후 목포·부산·군산·인천 등 연안 항구의 화물을 운송하는 회사를 차려 꽤 성공했다. 지프차를 타는 잘나가는 청년 실업가였다. 그 당시 지프차를 타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목포의 유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정치에 뛰어들게 한 ‘부산 정치 파동’ 부산은 세상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부산 영도에 머물던 죽산 조봉암을 찾는 등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시국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면우회라는 모임에도 참여했다. 서울의 대학생들 모임인데 나는 정식 회원은 아니었지만 그들과 어울려 인생과 철학과 조국의 내일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면우회에서 ‘이희호’라는 젊은 여성을 만났다. 우리는 이상하리만치 이야기가 잘 통했다. 이희호와의 사연은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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