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현역' 이순재 '기성세대가 젊은이들 앞길 방해 말아야'
작년에 러닝타임 세 시간이 넘어가는 셰익스피어의 대작 '리어왕'에서 주역 리어왕을 열연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던 그는 이번에는 연출자로 나서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후배 배우들과 함께 대극장 무대에 올리고 있다.특별한 건강관리법도 없고 그저 매일 아침 일어나면 해야 할 일이 쌓여 있어 열심히 할 뿐이라는 이 '영원한 현역 배우'를 설을 앞두고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났다.
한 시간 반 남짓 이어진 대화에서 이순재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과 러시아 등 유럽의 극예술과 영화, 역사 전반을 넘나들었다. 여전히 지적인 호기심으로 가득한 그의 눈빛은 과거 그가 출연했던 예능 프로 '꽃보다 할배'에서 부지런히 해외 여행지를 돌아다니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연기를 업으로 삼은 후배들에겐 외모만 출중한 '모델 스타'에 그치지 말고 끊임없는 공부와 단련을 통해 진정한 배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에게서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본다는 그는 기성세대가 후배들에게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말고 뒤에서 그저 묵묵히 밀어줘야 한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안톤 체호프는 러시아의 대문호니까 더 덧붙일 얘기가 없지만, 이 작품은 그 안에 철학과 심오한 사상성을 갖고 있어요. 배경이 제정 러시아 말기인데 젊은이들은 암울한 미래에 절망하는 등 사회적으로 최악의 시기였죠. 당대 지성인 체호프가 '이건 안 되겠다, 뜯어고치지 않으면 민중과 서민들이 살 수가 없겠다' 하고 뼈저리게 느껴 체제 개혁에 대한 생각을 이 작품에 담아냈습니다. 한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어떤 시대정신을 보여준 것이죠. 두고두고 깊이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작품이에요.
▲ 후회는 없어요.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지요. 작년에 연극 '리어왕'을 했는데, 마지막 대사 중에 이런 게 있어요."내가 그동안 너희들한테 너무나 무관심했다. 부자들아, 가난한 자의 고통을 몸소 겪어봐라. 그리고 넘치는 것들을 그들과 나누고 하늘의 정의를 실천하자." 이게 핵심입니다. 치자의 도리지요. 바닥에 내려가 봐야 백성들을 이해하는 거예요. 정권을 잡고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꼭대기만 봐서는 안 돼요. 저 밑에 아래로 내려가서 사람들을 보고 같이 끌어 올려줘야 해요.▲ 그런 거 없어요. 지금 보시면 내가 좋아 보일지 몰라도 집에 가면 여기저기 아프고 고단해요. 그런데 해야 할 과제가 당장 있으니 다시 나와서 또 하는 거죠. 내게 주어진 과제들에 대한 책임감, 그걸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 때문에 하루하루 해 나가는 거지요. 이 공연 끝나면 또 3~4월엔 영화도 하나 찍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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