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시대별곡] '일민주의'와 이승만의 군주제 야망
이승만 집권기는 잃어버린 12년이다. 1948년 헌법 제1조는"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선언했지만, 그 뒤 12년간 한국은 민주공화국 체제를 향해 정주행하지 못하고, 구시대 유물이 된 과거의 정치체제를 찾아 역주행했다. 그 기간 동안 한국은 민주공화정이 아닌 실질적 군주정의 길을 찾아 헤맸다.
1997년에 제83호에 수록된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의 논문 '이승만 정부 초기의 일민주의'는 이 이념이 이승만을 지지하는 정당과 청년단체들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이승만정권 초기에 일민주의는 국시·당시·단시 등으로 중요하게 떠받들어졌다"라고 설명한다.정부수립 당시의 5대 일간지인 1950년 1월 18일 자 2면 좌상단에 따르면, 안호상 장관은 그달 17일 기자회견에서"민족의 근본 교육방침에 대하여" 설명하면서"일민주의에 입각해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다음,"앞으로 새로 교과서를 제정할 때에는 일민주의에 대한 교재를 많이 삽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 정도의 위상을 차지한 일민주의 역시 이승만의 군주제 야망과 닿아 있었다.
그처럼 좋은 의미도 있고 나쁜 의미도 있는 제민 이념과 통하는 데가 있는 일민주의를 이승만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추구했다. 이승만 정권이 집권 초기부터 민간인 학살을 서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승만이 선한 의도로 일민주의를 추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의 유별한 권력욕과 더불어, 왕위계승에서 배제된 양녕대군의 16대손인 그가 왕족 의식을 특별히 강하게 표출한 점 등을 감안하면, 그의 일민주의는 장기집권과 독재로 나아가는 방편으로 활용됐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논문은"당헌 가운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제3조와 제46조에서 '본당의 토대로'로서 9인조 세포를 두었으며, 제7조에서 '당원은 본당 말단조직인 세포체에 가맹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설명한다.
자유당은 중앙정치훈련원이라는 기구도 뒀다. 지금의 한국에서는 정당연수원이 낯설지 않지만, 교육을 통해 당원들의 의식을 개조하고 균일화를 꾀하는 것은 이 시기에는 공산당 방식으로 이해됐다. 그러면서"이러한 정치세력은 한민당의 친일 보수세력과는 그 성격이 다르고, 특히 지방에서 좌익계를 타도하는 데 기여한 지방의 친일 부르주아지들이 그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지역 차별과 계급 차별을 해소하는 일민주의를 표방했던 이승만이 집권 3년 만에 충남·경북·강원·경기권과 신흥 상공인 및 지방 유지들을 중심으로 자유당을 창당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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