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시대별곡] 명절 새치기 문화의 기원과 이승만
추석 같은 명절에 새치기 풍경이 많았던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온라인 예약이 보편화된 지금과 달리, 현장 창구 앞에서 줄을 서야 했던 시절에는 꽤 익숙한 풍경이었다."줄 좀 섭시다!"라는 뒷줄 누군가의 소리가 익숙했던 그 시절에는 명절이 다가올 때면 새치기 때문에 일대 홍역이 일어나기도 했다.
새치기가 아니면 표 예매가 수월치 않은 시절이었다. 그런 상황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자 폭력배들이 이른 새벽에 용산역으로 출동했던 것이다. 현장에 나가 줄을 서기보다는 폭력배들이 유통시키는 표를 사는 편이 훨씬 나았던 당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조직폭력배들이 수익성을 발견했을 정도로 새치기 문화는 대중의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검색창에 '새치기'를 입력하면, 20세기 전반의 주요 일간지에도 새치기가 이따금 언급되긴 했지만, 언론보도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은 1945년 이후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해방 이후에 유행한 단어였다.
위 논문은 새치기라는 단어가 사회지도층보다는 일반 대중에게서 나왔다며,"불신·부정·부조리"의 만연으로 인해 대중이"이기주의, 사회현실에 대한 냉소주의"를 절감하는 가운데 이 단어가 유행했다고 말한다. 기회주의에 편승해 불공정하게 이익을 챙기는 집단과 그들의 행위에 대한 대중의 저항감이 이 단어를 유행시켰던 것이다. 추석 다음날 보도된 1954년 9월 12일 자 '잠망경'은 추석 직전의 서울 시장 풍경을 전하면서"돈암시장 내에 있는 푸주간 앞에는 밤중까지 고기 한 칼을 사고자 열을 지어 섯는데, 새치기 하는 친구들이 어찌나 많았던지 나종엔 치고 꼬집고 욕설을 퍼붓고 수라장화하였었다고"한 뒤 이렇게 전했다.
새치기 때문에 명절 고기를 못 샀다는 불평은 그나마 호강스러운 불평이었다. 남의 것을 염치없이 가로채는 새치기 문화로 인해 추석 자체를 쇨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이 팍팍해졌다는 불평도 있었다. 소설가 김송의 기고문으로 생각되는 1956년 9월 21일 자 4면의 김송 기고문은"내가 사는 이웃만 하더라도 추석을 명절답게 마지하는 집이 없다"며 이렇게 말한다.남의 순서를 가로채는 일뿐 아니라 남의 이익을 가로채는 일도 새치기로 표현한 이 글은 새치기에 대한 불만감이 어느 정도나 팽배해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3년간의 미군정 직후에 출범한 이승만 정부가 12년간 집권하는 동안에 질서를 올바로 바로잡고 공정하고 신뢰할 만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면, 새치기 현상은 잠시 스쳐가는 바람 같은 존재가 됐을 수도 있다. 그러지 않았기에, 줄서기에서 나타난 새치기 문화가 여러 방면으로 확산되면서 위와 같은 불평이 나오게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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