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 생생' 베이징 이육사 순국지, 리모델링으로 형체만 남아
한종구 특파원=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가 모진 고문으로 순국한 곳으로 추정되는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일제 지하감옥' 시설이 리모델링으로 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변했다.
이육사 순국지는 독립기념관이 운영하는 국외 독립운동사적지 홈페이지 베이징 편에 첫 번째로 등장하는 곳으로, 지하감옥으로 사용된 흔적들이 최근까지 그대로 남아있었지만, 리모델링으로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골목을 의미하는 후퉁이라는 이름답게 번화가 사이 좁은 골목 안으로 100m쯤 걸어가니 붉은색 대문 위에 '둥창후퉁 28호'라는 작은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지난해까지만 해도 잠금장치가 없어 내부를 둘러보는 데 별문제가 없었지만, 올해 초 이육사 순국일에 방문했을 당시부터 안면인식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노인은"작년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해 내부가 깨끗하게 바뀌었다"며"지금은 10여가구가 이곳에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일본 헌병대가 1937년부터 일제 패망 직전까지 감옥시설로 사용했던 벽돌로 지어진 일제식 2층 건물은 중국식 회색 콘크리트 건물로 변했다.
이 일제 시설물은 중국의 많은 항일지사가 고초를 겪은 현장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 역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찍부터 보존 필요성이 제기돼왔지만, 구체적인 사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방치돼 왔다. 매년 1월 이육사 서거일에 둥창후퉁 28호를 찾아가 조촐한 제사상을 올리는 등 베이징의 항일운동을 기록하고 있는 재중항일역사기념사업회는 리모델링으로 순국지가 옛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그간 재개발과 재건축이 잦은 베이징의 특성을 고려해 하루빨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무관심 속에 소중한 사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실제로 베이징에는 26곳의 사적지가 있지만, 대부분 재개발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홍성림 재중항일역사기념사업회장은"재개발이 아니라 리모델링이어서 건물이 철거되지 않고 외관이라도 남아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며"하루빨리 둥창후퉁 28호가 독립운동 사적지라는 사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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