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이체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이런 답이 왔습니다... '무슨 말이야?'\r통화 영상통화 보이스피싱
어느날 친구로부터 영상 통화가 걸려온다. “입찰에 필요한 보증금을 보내야 하는데 회사 계좌여야 한다”며 사업가인 나에게 도움을 청해온다. 휴대폰에 비치는 건 틀림없이 내 친구의 얼굴과 목소리다. 오후 12시 이전에 돈이 도착해야 한다는 말에 서둘러 돈을 이체한다. 친구에게 “이체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곧 답신이 온다. “무슨 말이야?” 지난 4월 중국 네이멍구에서 벌어졌던 약 8억원대 보이스피싱의 전말이다.
대기업 임원 목소리로 은행에 전화…가족 목소리도 흉내 지난해 10월 경찰청은 유튜브를 통해 ″내 딸인 줄 알았는데″라는 제목의 공익 영상을 업로드해 딥보이스 피해 가능성을 알렸다. 유튜브 캡처 인공지능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딥보이스’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딥보이스는 특정인의 목소리를 AI가 합성해 복제하는 기술로,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활용하기에 따라 긍정적 기능도 있지만, 범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캐나다에서는 73세 여성이 손자의 목소리를 한 범인으로부터 “교통사고를 내서 유치장에 갇혀있는데 보석금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900만원을 송금할 뻔한 사건이 벌어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때 쓰인 손자의 목소리는 단 몇 문장의 오디오 샘플로 복제된 목소리였다. 지난 2021년 아랍에미리트 한 은행에서는 평소 거래하던 대기업 임원의 전화를 받고 420억원을 송금했다가 딥보이스 범죄라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딥보이스 합성은 기술적으로 전혀 어렵지 않다. 몇 분짜리 목소리 녹음 파일과 프로그램만 있다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당사자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음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프레디 머큐리가 부르는 양화대교’·‘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르는 뉴진스 Ditto’와 같이 팬들이 AI로 만든 커버곡이 다수 올라와 있다. ‘AI에 내 목소리 학습시키기’ 등 기술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많은 양의 음성파일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목소리 합성이 장난삼아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AI를 활용한 범죄가 있단 걸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신종범죄는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항시 발생 가능한 유형의 범죄인 만큼 경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딥보이스 예방을 위한 연구들도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음성 분석 전문가인 조동욱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교수는 딥보이스 구분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조 교수는 “한국어 딥보이스는 종성 부분에서 소리가 뚜렷하지 못한 특징이 있는데 일부 발음이 부정확하다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볼 수 있다. 패턴을 많이 학습할수록 구분이 힘들어지고 AI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피해가 앞으로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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