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정씨는 조직에게 수당을 받는 '바지 임대인'에 불과했습니다.\r빌라왕 전세사기 배후
2021년 7월 제주에서 사망한 정모씨는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의 빌라 240여채를 보유했다. 수백채를 사들이고 다시 수백명에게 전세를 내줬다. 이 중 몇몇 계약은 불과 1~2분만에 이뤄졌다. 정씨의 얼굴조차 못 본 임차인들도 수두룩했다. 어떻게 매입 자금을 마련했는지, 원래 어떤 일을 했는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느새 정씨에겐 ‘빌라왕’이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정씨가 숨진 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 별명 앞에 다시 ‘바지’라는 수식어가 더해졌다. 정씨 배후에 전세사기를 기획한 진짜 ‘빌라왕’ 일당이 있었고, 정씨는 이들로부터 수당을 받는 ‘바지 임대인’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배후에서 전세사기를 기획한 건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씨였다. 신씨는 분양업자, 중개인과 공모해 주택 매매와 전세 계약을 동시에 맺는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빌라를 쓸어 담고 임차인 37명으로부터 보증금 80억여원을 편취했다. 예를 들어 분양가 2억원인 신축빌라를 사들여 임차인에겐 2억 2000만원의 전세금을 받아 차액을 챙기는 방식이다. 빌라의 경우 시세가 명확하지 않고, 신축의 경우엔 아예 적정 가격 자체가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전세 계약을 맺은 후에는 저신용자 등에게 수당을 주며 빌라를 팔고 명의를 넘겨 ‘바지 임대인’으로 내세웠다. 신씨 일당과 관련된 바지 임대인은 7명으로 이들 명의로 보유한 주택은 1475채였다.
‘빌라왕’으로 유명해진 무자본 갭투자 뿐 아니라, 허위 계약서를 이용해 전세자금대출 사기를 벌인 15개 조직도 이번 단속 기간에 검거됐다. 이 중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붙잡힌 한 조직의 총책 A씨는 우선 인터넷에 ‘고액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려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했다. 그리고 공인중개사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해 허위 전세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한 뒤, 이를 이용해 전세자금을 대출받는 수법으로 총 83억여원을 챙겼다. 무주택 청년 대상 전세자금대출은 비교적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경찰은 총책 A씨를 포함해 14명을 구속하고 137명을 입건했다.
피해자 1207명… 청년층·서민층에 피해 집중 검거 인원이 많은 만큼 피해인원도 많았다. 검찰에 송치한 사건을 기준으로 확인 된 20~30대 피해자가 전체의 절반 정도였고, 1인당 피해금액은 1~2억원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경험이 적은 청년층의 피해가 컸고, 동시에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층에 피해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특별단속 기간을 6개월 연장해 오는 7월 25일까지 2차 특별단속을 이어갈 예정이다. 일부 ‘바지 빌라왕’들의 경우 배후 주범이 겹치거나, 서로 공모한 걸로 의심되는 정황도 있어 이를 확인하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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