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한 인하대병원 작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출퇴근 시간이 길면 도로에서 여러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지고, 세포의 화학적 구조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며 '스트레스로 몸의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신체 방어 기능을 손상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여러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약 20분의 출근길 동안 ‘건강’이라는 단어를 8번이나 사용한 그는 '회사까지 거리가 멀던 땐 지금보다 체중이 10㎏ 이상 더 나갔다. 류재홍 경희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출퇴근은 매일 반복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삶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며 '출퇴근 시간과 정신건강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등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서울시의 통신기지국 빅데이터인 ‘서울 생활이동 데이터’를 자체 분석해 출근시간대 유입인구가 많은 ‘출근 1번지’ 6개 동을 선정했습니다. 이후 출근 1번지로 출근하는 인구가 일정 수 이상인 서울·경기·인천의 행정동을 추린 뒤 이 중 통근시간이 가장 긴 곳에 사는 ‘장거리 지역 통근자’와 통근 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사는 ‘최다 이동 지역 통근자’ 12명을 동행·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이를 통해 통근거리가 규정하는 이들의 삶을 ①삶의질 ②가족관계 ③건강 ④업무성과 ⑤경제적 상황 등 5가지 측면에서 따져봤습니다.
나빠진 점은 단 한 가지, 멀어진 출퇴근 거리였다. 월계동에서 회사까진 30~40분이 걸렸지만, 이사 뒤엔 정확히 1시간이 늘어났다. 처음 2~3년이 특히 고비였다. ‘지옥철’을 갈아타며 1시간 넘게 이동하는 것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최적의 시간과 동선을 찾다 지각하는 등 수 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처음엔 이동시간이 가장 짧은 지하철을 택했다. 집 앞에서 버스로 6호선 화랑대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탄 뒤 동묘앞역에서 다시 1호선으로 환승하는 여정이었다. 회사 근처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 노선이 하나 있었지만, 20분 더 일찍 나서야 했고 승객이 많을 땐 버스 여러 대를 그냥 보내야 했다.
이후 지씨는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택했다. 출근 시간이 더 길어졌지만 언제 나와야 자리에 앉을 수 있는지, 딱 맞춰 회사에 도착할 수 있는지 ‘타이밍’을 익히게 되면서 상황이 좀 나아졌다. 하지만 더 큰 시련이 닥쳐왔다. ‘장거리 통근자’인 직장인 A씨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출퇴근을 하며 경험한 것을 그림으로 그려 SNS에 올렸다. 출퇴근 고통에 공감하는 직장인들이 해당 계정을 팔로우하며, 약 1년 만에 수가 약 3만명으로 늘었다. A씨는 “방 한칸 전셋집도 직장 근처에 구하려면 1~2억원이 필요하다. 별수 없이 5년 넘게 출퇴근을 했지만, 갈수록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저처럼 장거리 출퇴근에 힘들어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많이 공감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림 A씨
“운동 못 하니 100㎏ 넘겨”…장거리 출퇴근에 망가진 몸지난 6월 23일 이창원씨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가산동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씨의 자택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엔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그는 고장 난 자전거에 탑승해 중간에 멈춰선 기억 때문에 점검을 철저하게 한다고 했다. 심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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